‘비움’으로 채우고 ‘나눔’으로 날아오르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비움 나눔페스티벌’
'날개 치며 올라간다 飛' 11월1일까지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2026년 10월 25일(일) 20:00
박환 작 ‘경의로운 삶’
주영기 작 ‘십자가 길’
김하은 작 ‘도약 비상’
‘비움 나눔페스티벌’은 지난 2017년 처음 열린 이후 그동안 시민들과 나눔의 가치, 이웃 사랑의 의미를 나누는 소중한 문화예술 축제다.
특히 행사가 열리는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옛 광주가톨릭대학) 브레디관(기숙사동)은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문화적, 예술적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곳은 예전 가톨릭대학교 신학생들의 기숙사로 쓰이던 방이었다. 또한 지하공간인 헨리관은 여느 전시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철학적, 예술적 분위기가 흐르는 공간이다.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주최하는 제9회 비움 나눔페스티벌이 오는 11월 1일까지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일원에서 열린다.
‘날개 치며 올라간다-飛’를 주제로 펼치는 이번 행사는 성경 말씀(이사야 40.31) 구절을 모티브로 ‘도약, 비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어려움과 역경을 딛고 비상한다는 희원을 담고 있으며, 아울러 비움과 나눔은 긴밀히 연계돼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하자는 의미도 함의한다.
전시를 비롯해 좋은 영화 함께 보기, 아나바다 장터, 나눔콘서트, 오케스트라 공연 등이 진행된다. 이에 앞서 청소년예술제와 비움콘서트, 초청강연은 24~25일 성황리에 프로그램을 마쳤다.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전시는 주제를 구현하거나 연동된 다채로운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김건, 김명진, 김승현, 김지숙, 김하은, 문진성, 박세현, 박진선, 박진우, 박환, 신호윤, 안진석, 윤대라, 이기효, 이두환, 이선희, 이소의, 이주은, 전정미, 전진현, 정희창, 주홍, 주라영, 한희원 등 작가들이 참여한다.
김지숙 작가의 작품은 상처로 인해 짓눌려 있는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웅크린 채 땅을 응시하고 있는 인간은 외부의 환경으로 인해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 수 없는 절망적 상황을 보여준다.
김 작가는 “비상하기 위해서는 아픔을 지나야 하고 때로는 익숙함과 집착, 오래 붙잡고 있던 관계와 기억까지도 내놓아야 한다”며 “상처는 나를 무너뜨리기도 하나 그 흔적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 화가 박환은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과 방식으로 작품을 구현했다. 그에 따르면 “작품의 생동감을 주기 위해 나무에는 실제 나무껍질을 붙인 후 손가락으로 색을 입히는 방법”으로 창작을 했다.
‘경의로운 삶’이라는 표제가 붙은 그림은 존경의 뜻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꽃이 환기하는 생명성과 역동성은 여느 작가의 그것과는 견줄 수 없을 만큼 강렬하다. 파릇파릇한 잎과 샛노란 꽃잎은 추운 겨울을 통과해온 지난한 시간을 말해준다.
박세현 작가의 ‘비상-인’은 전시 주제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푸른 창공을 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은 거칠 것 없는 자유의 꿈을 환기한다. 이목구비가 표현돼 있지 않은 것은 ‘다름’에 대한 의미를 숙고하게 한다.
박 작가는 “이목구비가 지워진 형상은 개별적 존재가 아닌 차이를 넘어 삶 속에서 그저 서로를 감싸 안는 존재로 표현되며 조심스레 서로를 지각하고 이해하며 관계 맺는 존재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행사 기간 갤러리 현에서는 사진작가 주영기의 ‘거룩한 길; 걷고, 생각하고…’가 진행된다. 지난 2020년 이스라엘 예수님 관련 성지를 방문해 촬영한 29개 작품이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주 작가는 “사진들을 통해 예수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고 수도자들의 삶에 담긴 깊은 신앙과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좋은 영화 함께보기’도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매년 서울에서 열리는 가톨릭영화제에서 선별된 5개 영화를 27일부터 31일까지 볼 수 있다. ‘여름의 책’, ‘방랑자의 왕’, ‘아빠와 아들의 시간’, ‘용서를 그리다’, ‘성녀 프란체스카 하비에르 카브리니’ 등이다.
나눔콘서트는 평생교육원 앞뜰에서 ‘그날의 노래, 오늘의 우리’를 주제로 펼쳐진다. 동물원, 미선레나타 몽마르트밴드가 출연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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