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3. photo@newsis.com /사진=김근수
단군이래 최대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논란을 빚는 삼성전자 노조가 안팎으로 비난에 직면했다. 국가의 존망을 결정짓는 반도체 산업을 볼모로 엄청난 성과급을 요구하지만 사회적 연대·책임의식은 보여주지 않으면서다. 안으로는 노조 내부 분열이 일어나고 밖으로는 국민 여론의 강한 비판에 휩싸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행보는 과거 노동운동과 전혀 다르다. 이념이나 명분이 아닌 철저한 사익 추구, '개인 보상의 극대화'가 특징이다. 사회적 평등 추구나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약자를 향한 연대의식 등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회사의 단기 성과에 맞춰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데 모든 관심과 목표가 집중됐다는 의미다.
회사 내에서도 초호황을 누리는 반도체(DS)부문의 성과급에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비(非)반도체 부문이 중심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3노조)'은 4일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탈퇴를 선언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과반노조인 초기업노조(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전삼노(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와 함께 지난해 11월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동교섭단을 꾸린 뒤 함께 대응해왔다.
성과급 요구에서 소외된 TV·가전 등 DX(디바이스경험)부문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도 줄을 잇는다. 하루에 1000명 넘는 직원들이 탈퇴를 요청하기도 했다.
회사를 압박해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여론을 의식하지도 않는다. 일부 직원들이 사측과 함께 해오던 '기부금 약정'을 취소하겠다고 나선 게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의 기부금 약정 제도는 희귀질환 아동 등을 돕는 사회공헌활동으로서 임직원이 일정 금액을 후원하기로 약정하면 회사가 동일한 액수를 매칭해 추가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직원은 회사가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기부하는 돈이 회사의 '생색용'으로 쓰인다며 DS부문 사내게시판에 기부금 약정을 취소했다는 글을 게시했고 이후 100여명이 동일한 글을 연이어 올렸다. DS부문은 노조 가입률이 약 80%에 달해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들의 상당수는 노조원으로 추정된다. 2년 전 파업 투쟁 당시에는 '기부금 낼 바에는 조합비를 내겠다'는 글도 올라왔었다.
재계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천문학적 규모의 사적 이익을 요구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비록 일부 조합원들이라고 하더라도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매칭 기부금조차 끊어버리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노조가 진정 연대와 책임을 말하고자 한다면 자신들이 받을 거액의 성과급에서 일부라도 떼어 사회적 약자를 돕겠다고 나서야 정상이고 지도부가 이같은 이중적 행태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사내게시판은 익명이어서 노조원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노조 차원에서 조합원 개인의 기부금 약정 여부에 대해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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