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이 교내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는 모습./사진=AI 제작
“공기계 내도 선생님들은 몰라요”
수원시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전모(19) 군은 7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의 도박 경험을 털어놨다. 전 군은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를 통해 처음 도박을 접했다고 말했다.
전 군은 “웹툰을 보려고 들어간 사이트에서 도박 광고를 보고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호기심이었지만 스포츠 배팅과 바카라 등을 하면서 점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박 때문에 밤새 게임을 하며 잠을 못 잔 날도 많았다”며 “학교에서도 하고 싶어 도박으로 번 돈으로 같은 기종의 공기계를 구입해 사용했다”고 했다.
전 군은 “학교에서는 제출한 휴대전화만 확인하기 때문에 공기계를 내면 선생님들이 알기 어렵다”며 “공기계 구입이 부담되는 학생들은 모형 휴대전화를 제출하기도 했고, 주변에도 이런 방법을 아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교내에서 불법 도박을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휴대전화 사용 제한 등 예방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별도 기기를 활용한 접근까지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추진 중인 '폰 프리 스쿨'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불법 사이트에 대한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불법 도박으로 형사 입건되거나 도박 중독으로 진료받는 청소년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모형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사진=당근마켓 캡쳐
경기지역에서 도박 혐의로 검거된 청소년은 지난 2021년 18명에서 2024년 202명으로 약 11배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도박 중독으로 진료받은 청소년은 지난 2022년 102명에서 2024년 267명으로 증가했다.
청소년들이 학교 밖뿐만 아니라 교내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이버도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스마트폰 교내 반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경기도교육청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학교 내 스마트폰 소지 및 사용이 원칙적으로 제한됐음에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경기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임모(56) 교사는 “학생들이 스마트폰 대신 공기계를 반납하고 몰래 사용하는 것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학생들이 등교 후 스마트폰을 일괄적으로 반납하도록 하는 '폰 프리 스쿨'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안 교육감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독서, 예술, 체육 활동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경기교육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도 교육청도 '폰 프리 스쿨' 정책을 추진하면서 스마트폰을 몰래 사용하는 일부 학생들에 대한 예방책까지 고려해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폰 프리 스쿨' 정책 추진에 앞서 다각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중 사이버도박 예방은 기대하고 있는 정책 효과 중 하나”라고 밝혔다.
/김영래·추정현·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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