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사이언스 김연옥 기자 |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보안 산업도 단순 탐지를 넘어 ‘패턴 해석’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이 확산되면서 공격 방식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기존 규칙 기반 보안 체계만으로 위협을 식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SK쉴더스가 실제 공격 환경의 불규칙성을 학습하는 차세대 AI 보안 기술을 공개하며 글로벌 AI 연구 무대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SK쉴더스는 자사 사이버보안 연구 조직인 ‘사이버보안AI랩스’ 임정훈 선임의 연구 논문이 글로벌 3대 AI 학회 중 하나인 ICML 2026에 채택됐다. ICML은 AI 분야 최고 권위 학술대회로 꼽히며, 차세대 머신러닝 기술과 산업 적용 사례가 집중 발표되는 글로벌 연구 플랫폼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 보안 AI가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던 ‘불규칙 시계열(Irregular Time-series)’ 데이터를 정밀하게 해석하는 기술이다. 실제 사이버 공격은 일정한 간격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 동안 공격이 집중되기도 하고, 수일 또는 수개월에 걸쳐 잠복 형태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기존 보안 탐지 시스템은 대부분 일정한 시간 간격을 전제로 데이터를 분석해 복합적인 공격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SK쉴더스가 이번에 제시한 기술 ‘QuITE(Query-based Irregular Time-series Embedding)’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됐다. QuITE는 시간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데이터를 그대로 학습할 수 있도록 개발된 AI 기반 임베딩 기술로, 실제 공격 흐름의 맥락과 변화를 보다 자연스럽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시계열 모델과도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어 다양한 보안 탐지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확장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글로벌 공개 벤치마크 데이터셋을 활용한 성능 검증에서 기존 시계열 분석 방식 대비 최대 45.9% 향상된 탐지 성능을 확인했다. 이는 단순 정확도 개선을 넘어 기존 시스템이 놓치던 이상 징후와 잠복형 공격 패턴까지 포착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생활문화 측면에서도 AI 기반 보안 기술의 중요성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금융·유통·의료·교육 등 일상 전반이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개인정보와 생활 데이터 보호가 새로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랜섬웨어, 계정 탈취, AI 기반 피싱 공격처럼 일반 사용자 일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이버 범죄가 증가하면서 실시간 탐지와 선제 대응 기술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보안 솔루션 개발을 넘어, AI가 인간 보안 분석가의 판단을 보조하고 일부 역할을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산업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실제로 SK쉴더스는 연구 성과를 자사 보안 관제 플랫폼 ‘시큐디움(Secudium)’과 MDR(Managed Detection & Response)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위협 탐지·분석·대응 전 과정을 고도화하고, 기존 방식으로 탐지하기 어려웠던 이상 행위까지 식별하는 AI 기반 보안 체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회사는 사이버보안 특화 소형언어모델(sLLM)과 자율형 보안운영센터(Autonomous SOC) 개발도 병행하며 AI 중심 보안 생태계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위협 분석 보고서를 자동 작성하거나, 공격 패턴을 실시간 학습해 대응 전략까지 자동화하는 차세대 보안 환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ICML 논문 채택이 국내 보안 기업의 AI 연구 역량이 글로벌 학계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기존 국내 보안 산업이 관제·운영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AI 알고리즘과 데이터 엔지니어링 기반의 ‘딥테크 보안 기업’으로 산업 구조가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주쉽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