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의 바다를 넘어, 대한민국이 여는 ‘평화의 북극항로’...
▲ 오홍균 유라시아경제협력포럼 협력위원장
인류 문명의 역사는 곧 항로의 역사였으나, 그 길은 종종 분쟁과 피의 대가를 요구했다.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과 수에즈 운하가 세계 경제의 혈맥임과 동시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된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이 익숙한 ‘분쟁의 바다’에서 벗어나, 기술과 평화의 가치를 실어 나르는 새로운 대동맥, 북극항로를 향해 담대한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북극항로는 단순한 물류의 단축을 넘어, 한국이 주도하는 ‘평화의 경제 영토’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
러시아는 2035년까지 북극항로 개발에 약 1조 8천억 루블을 투입해 항만과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우리는 이 거대한 여정 속에서 단순히 자원 쟁탈전에 가담하는 것이 아니라, ‘극지형 스마트 항만, MRO, 친환경 에너지, 스마트 생활도시’를 패키지로 묶은 ‘K-Arctic Gateway’ 사업을 통해 새로운 문명적 표준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항로의 핵심인 선박 유지·보수(MRO) 및 인재 육성 전략이다.
척박한 북극 환경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가칭 ‘K-Arctic Academy’를 설립하여, 한국의 선진 기술을 전수하는 다국적 인재 양성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친러시아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타지키스탄 등 북극 사업 참여 가능국의 청년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의 부산, 울산, 거제에서 교육받은 이들 다국적 청년들은 향후 선박 MRO 분야의 핵심 인력이 되어, 북극항로의 안전과 효율을 책임지는 기술적 가교가 될 것이다.
이는 ‘친러시아 인재 양성’이라는 편협한 틀을 넘어, ‘제재 준수형 다국적 북극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국제 표준을 선점하는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다.
물론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의 제재로 인해 대규모 직접 투자가 어려운 시기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준비의 시간이다.
NOAA의 2025년 자료에 따르면 북극의 해빙 면적 변동성과 극한 기상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기에, 무모한 진출보다는 철저한 기술 실증과 인재 육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호르무즈나 수에즈가 보여준 대립의 논리를 버려야 한다. 대신 정부 차원의 ‘범정부 북극경제전략위원회’를 구성하고, 선사·화주와의 물동량 계약을 기반으로 한 단계적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
우리가 건설할 북극항로는 갈등을 유발하는 화약고가 아니라, 쇄빙선이 길을 내고 기술이 평화를 지키는 ‘상생의 길’이 되어야 한다.
북극해의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것은 우리 배들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인재들이 다국적 청년들과 손잡고 기술의 꽃을 피울 때, 북극항로는 비로소 인류가 꿈꾸던 ‘진정한 평화의 바다’로 기록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닦는 이 길은 단순한 물류 통로를 넘어,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와 경제의 중심축으로 도약하는 위대한 항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유라시아경제협력포럼 협력위원장 오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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