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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컨설팅비' 탈을 쓴 불법 중개수수료의 함정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 법정 중개보수 상한을 초과하는 비용을 요구받는 일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비' 탈을 쓴 불법 중개수수료의 함정

[충청시론] 정세윤 변호사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 법정 중개보수 상한을 초과하는 비용을 요구받는 일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매가액이 큰 상가나 권리관계가 다소 복잡한 부동산을 다룰 때, 일부 공인중개업자들이 별도의 ‘컨설팅 법인’을 내세워 ‘용역 계약’이나 ‘자문 수수료’ 명목으로 억대의 돈을 챙기는 행태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법이 엄격히 정한 중개보수 요율을 우회하여 폭리를 취하려는 편법적 관행이 전혀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법부는 이미 10여 년 전 이러한 탈법적 계약 행태에 대해 단호한 법적 판단을 내린 바 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다206505 판결 부당이득금).

당시 사건의 내막을 살펴보면, 복잡한 채무 관계로 얽힌 건물을 매각하려던 건물주는 중개법인과 1억 1천만 원의 중개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별도의 컨설팅 법인과 2억 2천만 원의 용역 계약을 별도로 맺었다. 거래 성사 후 건물주는 두 계약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중개 행위에 대한 이중 계약이라며 용역비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컨설팅 법인 측은 단순히 부동산을 알선한 것을 넘어 권리분석, 채무 감액 협상, 경매 절차 중지 대책 수립 등 고도의 전문 용역을 제공했다고 맞섰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명확했다. 계약서의 명칭이나 문구가 아닌 ‘제공된 서비스의 실질’을 기준으로 보아, 채무 협상이나 권리 정리 역시 매매라는 중개 행위에 부수하여 이루어진 일련의 과정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결국 무자격 컨설팅 법인이 실질적인 중개를 하고 받은 2억 2천만 원의 용역 계약은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한 강행법규 위반으로 전부 무효이며, 수령한 돈 전액을 부당이득으로 돌려주어야 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법원의 이 엄중한 기준은 부동산 법률 시장의 확고한 선례이자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법리를 악용하거나 법망을 교묘히 피해 ‘컨설팅’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법정 상한을 넘어서는 이득을 챙기는 중개업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래 당사자들의 법률 지식 부족과 거래 성사에 대한 간절함을 이용해 불합리한 용역 계약을 강요하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거래 시 법정 보수를 넘어서는 ‘컨설팅비’나 ‘용역비’를 요구받거나 이미 지급했다면 지레 위축될 이유가 전혀 없다. 10년 전 대법원 판례가 명확히 확립한 바와 같이, 계약서의 제목이 무엇이든 실질이 중개 행위의 범주에 속한다면 이는 강행법규 위반으로 명백히 무효이며 이미 지급한 돈 역시 부당이득으로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 만연한 탈법적 컨설팅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정당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법적 대응과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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