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봉축 특집]이토록 쉽고 재미있는 불교..."문화를 디자인 합니다"

마인드디자인은 이제 불교 청년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로, '쉽고 재미있는 문화 사업'을 원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소셜 기업이 됐다. [불교신문 3923호/2026년5월24일자]

[봉축 특집]이토록 쉽고 재미있는 불교..."문화를 디자인 합니다"

불교 청년 스타트업의 원조 마인드디자인

16년 전만 해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던 직원들이 이제는 30명으로 늘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4월2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업무에 한창인 마인드디자인 직원들을 만났다.

‘이렇게 재미있고 쉬운 게 불교인데 왜 다들 촌스럽고 어렵다고만 하지?’ 이리 봐도 예쁘고 저리 봐도 예쁘기만 한 우리네 전통 문화, 불교 문화의 가치를 몰라주는 것이 절절하게 아까웠다. 20대 청춘을 모두 쏟아 부을 정도로 삶의 지축이 돼 줬던 불교는 무궁무진한 문화 콘텐츠 하나만으로도 소위 ‘팔리는 상품’ ‘먹히는 상품’이 되고도 충분하다 생각했다.

부족한 건 딱 하나, 브랜딩이었다. 차고 넘치는 콘텐츠 중에서도 사람들이 한눈에 반할 만한 아이템을 찾아내 발굴하고, 그에 어울리는 이미지와 이름을 짓고, 디자인을 더해 스토리를 불어넣는 것.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가 사람들 곁에 머물며 그들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히면 좋겠다 생각했다. 16년 전 ‘마음을 문화를, 문화는 마음을 디자인한다’를 내걸고 염주 판매로 시작해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 ‘마인드디자인’ 이야기다.

2010년 정토회 도반들 모여 설립

디자인 염주 판매로 기초 자본 모아

2013년 불교박람회 협업 시작으로

전통 불교 문화 기반 소셜 기업 거듭

이제는 불교 외부서 먼저 찾는 회사

마인드디자인은 2010년 10월 김민지 마인드디자인 대표가 정토회 도반들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학부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석사로 불교미술을 전공한 김 대표는 명상하는 모습을 딴 주얼리 ‘MEDOTATION PENDANT’ 작품으로 첫 개인전을 열고 상품화에 나섰다. ‘불교문화상품 공모전’에서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디자이너로, 작가로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고된 날이 계속됐다. 김 대표는 “방황의 연속이었다”며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진 데다 개인전을 하며 지칠 대로 지쳤었다”고 회고했다.

마인드디자인을 세운 건 아이러니하게도 ‘수행’이었다. 법륜스님이 이끄는 ‘정토회 100일 출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마음을 다잡은 김 대표는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인다’를 하루에도 수차례 외치며 ‘세상에 어떻게 하면 잘 쓰일 수 있을까’를 되뇌었다. 그리고 다시금 불교와 한국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는 다부진 꿈을 세웠다.

시작이 나쁘지 않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똑같은 모양의 염주 대신 각 사찰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디자인 염주’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자 알음알음 반응이 왔다. 염주를 직접 들고 다니며 방방 곳곳 스님들을 만나고 다니던 김 대표는 “유명한 사찰은 전부 다 가본 것 같다”며 “그때처럼 간절하고 치열했던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범어사 창건 설화가 담긴 범어(금빛 물고기)를 팬던트로 넣은 ‘범어사만의 염주’는 지금의 마인드디자인을 있게 한 결과물 중 하나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의 염주 판매 경험은 마인드디자인의 씨앗 자본이 됐다. 물적 자본 뿐 아니라 인적 자본도 그 때 탄탄히 다졌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전신인 한국불교박람회(2006년~2011년)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던 2012년, 마인드디자인은 불교신문, 불광미디어와 함께 불교박람회를 시작했다.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 불교 문화를 어떻게든 살리고 싶다’던 깊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불교, 살아있는 한국전통문화의 꽃’ 불교박람회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금은 매년 역대급 관람 인원과 판매 매출을 기록하는 인기 박람회로 자리잡았지만 불교신문과 마인드디자인이 맡기 전만 해도 불교박람회는 ‘재미없고 불교 특색이 없다’는 평이 다수였다. 지금은 없어서 못 파는 ‘불교 굿즈’도 이 때 박람회장에 나왔지만 성적은 처참했다. 이미지 변신이 시급했다.

‘특산물 판매장 같다’는 편견을 지우기 위해 동국대 불교미술 전공을 살려, 젊은 작가들과 불모들을 불러 모았다. 불교의 예술적 면모가 돋보이도록 ‘붓다 아트 페어’를 선보였고, 불교와 조금이라도 접점이 있다 싶으면 박람회장으로 죄다 끌고 왔다. 웹툰 ‘신과 함께’ 주호민, ‘어라 스님’으로 알려진 지찬스님, ‘그림왕 양치기’ 양경수 등은 모두 이 때 재조명 받은 이들이기도 하다.

범어사의 창건설화가 얽힌 금빛 물고기를 팬던트로 넣은 ‘범어사만의 염주’. 2012년 5월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 진산식날 내빈 선물로 쓰이며 큰 호응을 받았다.

마인드디자인 사무실 한 벽면. 전통 문화 기반의 제작 제품과 표창장 등이 전시돼 있다.

불교박람회 시행사로 14년 내공을 쌓은 마인드디자인은 이제 건장한 중견 업체가 됐다. 전시 및 행사 대행은 물론 학술 연구 또는 여행업에도 발을 디뎠다. 초창기 시작했던 주얼리 제작및 유통, 수행 용품 판매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브랜딩, 마케팅, MICE 기획 및 실행을 전문으로 하는 소셜 벤처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수익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전통문화를 산업으로 만들기 위한 웰니스와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지도 햇수로 12년이 넘었다.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과 공로상 등 국가 표창을 3번이나 받은 우수 기업이기도 하다.

매출이 늘고 수상 이력이 화려해졌다 해도 불교 기업으로 운영 철학은 명확하다. 김 대표는 “불교를 빼곤 전통 문화를 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마인드디자인은 수행과 지혜의 확산, 즉 불교 문화, 전통 문화가 우리 곁에 늘 머무름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자 하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당장은 갈 길이 멀지만, 불교를 기반으로 창업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지지 기반이 돼 주고 싶다”며 “한국의 전통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웰니스 분야에서 성과를 내 전 세계 웰니스 산업의 중심에 한국 불교가 우뚝 서는 그 날, 파트너로 역할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마인드디자인 기업 소개엔 다음 문구가 새겨져 있다. “‘소외되고 잊혀지는 우리 문화를 후대에 어떻게 온전히 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마인드디자인은 ‘마음은 문화를 디자인하고 문화는 마음을 디자인한다’는 신념으로 오랜 문화의 깊이와 지혜를 현대인의 삶과 연결해왔으며,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지는 문화를 기반으로 문화 트렌트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불교계 보다 외부 기관에서 맡기는 일의 비중이 훨씬 더 커진 요즘이다. 마인드디자인은 이제 불교 청년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로, ‘쉽고 재미있는 문화 사업’을 원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소셜 기업이 됐다.

[불교신문 3923호/2026년5월24일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