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보름 만에 관련 ETF 수조원 몰렸지만 상장일 종가 밑돌며 불안감
반도체 쏠림 더 부추길 우려…“방구석 도박장” 과열 막을 대책 마련을
출시 보름 만에 수조원의 거래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학개미의 국장 복귀’를 목표로 도입됐지만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투자자 손실 위험이 커진 데다, 코스피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도 거론된다.
한국거래소의 11일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지난달 27일부터 11일까지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ETF 10개 중 4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상품이었다.
거래대금 1~2위가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기존 상품이었으나 3위는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차지했다. 이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759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 가격은 모두 상장일 가격(종가)을 밑돌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자체가 ‘삼전·닉스’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 47%에 달할 정도로 반도체 쏠림이 심각한데, 레버리지 상품까지 더해져 자금 쏠림과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주가의 2배라는 목표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주가가 오르면 운용사는 주식을 더 사고, 주가가 떨어지면 팔아야 하는 구조다. 즉 상승장에서는 매수세가, 하락장에서는 매도세가 추가로 유입돼 원래의 주가 움직임을 더욱 키우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시장의 성장 동력이 특정 산업에 집중된 구조가 본질적인 배경이긴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반도체 쏠림 현상과 변동성 확대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현재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선물과 현물로 운용되는데 기초자산 가격 변동과 같은 방향으로 매매를 하는 과정에서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최근 코스피가 급등락하는 국면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거래가 활발한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수익률을 보면, 지난 5일 -20.29%, 8일 -15.35%, 9일 +31.42%, 10일 -15.62%로 급등락을 반복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방구석 도박장”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투자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빚투’ 등 과열을 막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고위험 상품 투자에 적합하지 않으면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고지하게 하는 등 과열을 예방해야 한다”며 “신용대출을 받아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사례도 많은데 당국이 자금의 원천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투자 동향을 지켜보면서 괴리율이 벌어지지 않게 관리하고 투자 주의 메시지를 내는 등의 조치를 고려해볼 수 있다”며 “장기 투자할 수 있는 문화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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