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석유 의존형 경제 구조를 탈피하고 산업 다변화를 달성하기 위해 도입한 '경제특구(SEZ)'의 세부 시행규정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등이 초기 핵심 입주자로서 현지 시장 선점에 나섰다.
24일 코트라에 따르면 사우디 경제도시·특구청(ECZA)이 주도하는 사우디 경제특구는 지난 2023년 4월 4개 특구 신설 발표 이후, 올해 1월 내각 승인과 4월 시행규정 발효를 거쳐 파격적인 인센티브 체계를 확정했다. 이번 시행규정의 핵심은 킹압둘라경제도시(KAEC), 라스알카이르, 자잔 등 3개 산업특구의 법인세를 기존 20%에서 5%로 낮춰 20년간 적용하고 갱신이 가능하도록 명문화한 점이다.
아울러 이슬람 종교세인 자카트와 원천징수세(WHT)를 전면 면제하며, 특구 내 거래 부가가치세 0% 적용 및 반입 원자재·장비 관세 유예 혜택을 준다. 또 초기 5년간 외국인 채용 규제가 유연하게 적용되고 외국인 부담금도 면제된다. 다만 가상 특구 형태인 클라우드 컴퓨팅 특구는 산업특구 세제 혜택 대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중과세방지 원칙에 기반한 국제 조세 기준이 적용된다.
국내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현지 핵심 클러스터에 자리를 잡았다. KAEC에는 현대차가 국부펀드(PIF)와 합작생산법인을 설립하고 연간 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착공해 오는 4분기 첫 자동차 출고를 앞두고 있다. 라스알카이르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아람코 등과 합작한 중동 최대 'IMI 조선소'가 가동을 시작해 상선 건조에 나섰다,
물류 분야에서는 '50년간 법인세 0%' 혜택을 제공하는 리야드 통합 특별 물류 구역(RISLZ)에 CJ대한통운이 한국 기업 최초로 중동 전용 글로벌 유통센터(GDC)를 개소해 운영 중이다. 이곳은 애플, 레노버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입주한 가운데, 공항 직결 입지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물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경제적 실질 요건(ESR)'을 충족해야 한다. 특구 인가 기업은 사우디 유한회사(LLC) 형태로만 설립돼야 하며, 실제 사업장 운영과 상근 직원 고용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회사 임원 중 최소 한 명은 사우디 현지에 의무적으로 거주하며 운영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또 경제특구 혜택은 '특구 내 활동'에만 국한되므로, 생산품을 사우디 본토로 반출할 때는 15%의 부가세와 관세가 부과되며 GCC 회원국 수출 시에도 우대 관세 적용에서 제외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비용 절감과 글로벌 수출이 목적인 기업은 경제특구를, 사우디 내수 시장 진입이 목적인 기업은 본토 법인 설립을 선택해야 한다"며 자사 비즈니스 모델에 맞춘 중장기 전략 수립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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