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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법으로 읽는 경제 인사이트 | 한미 관세 협상 이후] 3500억달러 투자와...

미국은 공급망 재편과 자국 산업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조선·반도체·핵심광물·에너지·인공지능(AI) 등... 이에 따라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 우리 주력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대미투자특별법은...

[법으로 읽는 경제 인사이트 | 한미 관세 협상 이후] 3500억달러 투자와...

/셔터스톡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6단체는 3월 3일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대미투자특별법)’의 신속한 처리를 국회에 요청하는 호소문을 냈다. 경제 단체가 똘똘 뭉친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여야 정쟁 속에 입법이 미뤄지면서 국가 경제 위험론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어떤 내용의 법안이고, 그 효과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김도희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 연구관 - 현 한국국제정치학회 미국분과 위원, 현 미국정치연구회 총무 간사, 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연구원

3500억달러 전략 투자와 대미투자특별법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직후인 2025년 4월 미국의 관세 압박이 시작됐다. 양국 간 끈질긴 협상 끝에 2025년 8월과 10월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 협상이 마무리됐다. 미국은 공급망 재편과 자국 산업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조선·반도체·핵심광물·에너지·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 전반에서 한국을 압박했다. 관세, 보조금, 조달 규정, 비관세장벽 문제가 결합하면서 협상은 전통적 통상 협상의 범위를 벗어나 산업 전략과 투자 문제로 확대됐다.

한국은 유럽연합(EU), 일본과 마찬가지로 관세 완화 대가로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그 결과로 2025년 11월 14일(이하 현지시각) 체결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는 총 3500억달러(약 513조원) 규모의 대미 전략 투자를 핵심 내용으로 한다. 전략산업 분야의 대미 투자 2000억달러(약 293조원)와 조선 분야 협력 투자 1500억달러(약 220조원)를 약속했다.

MOU에 따르면, 양국은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우리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자동차·부품 관세를 소급 인하한다. 김병기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됨으로써 이 요건이 충족됐다.

그러나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국회가 무역협정을 입법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와 상호 관세 재인상(25%)을 전격 발표했다. 이에 국회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구성하고 처리를 예고한 상태다.

8건의 대미투자특별법안 계류 중에 있어

대미 전략 투자라는 외교적 합의는 정치적 약속일 뿐, 그것이 곧바로 집행을 보장하지 않는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이런 투자 전반을 관리하는 법적 근거로서, 미국에 대한 우리 국회의 투자 이행 보증임과 동시에 대미 투자 안정성을 제도적으로 담보하는 장치다. 제22대 국회에는 최초 발의된 김병기 의원  안(2025년 11월 26일) 이후로 홍기원·진성준·박성훈·안도걸·정일영·박수영·김건·정태호 의원 안 등 8건의 관련 법안이 연이어 발의됐다. 법안 대부분은 한미전략투자공사를 20년 한시로 설립하고,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운영위원회와 사업관리위원회를 통해 투자 대상 선정과 집행을 관리하도록 규정하기도 한다. 특히 김건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공사와 기금을 설치하지 않고 재정경제부 내 운영위원회 체제로 설계해 행정부 관리 아래 투자 결정을 통제한다. 다만 투자 전에 국회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초 제출된 김병기 의원 안의 후속 법안들은 전략 투자에 대한 국회 보고·동의, 자료 제출 등을 통한 국회 역할 강화와 책임성 확보를 주로 규정한다. 다수 법안은 ‘사후 보고’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사전 보고나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거나(정태호 의원 안·정일영 의원 안) 사전 동의 및 전면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법안(김건 의원 안)도 있다.

상업적 합리성 놓고 다양한 해석

대미투자특별법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상업적 합리성’에 대한 규정이다. 상업적 합리성은 대미 투자의 타당성에 관한 기준이자, 안전장치다. 모든 법안은 ‘전략 투자는 상업적 합리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대부분의 법안은 한미 MOU의 정의와 같이 원리금 상환이 가능한 현금 흐름 창출로 상업적 합리성을 정의하고 있다. 반면 정태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민간투자자가 수용할 수 있는 △수익성 △현금 흐름 및 민감도 분석 △외부 전문 기관 검증 △산업군별 비교 지표까지 명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 측 인사로 구성된 ‘투자위원회’를 거쳐 미국 상무 장관과 미국 대통령 승인으로 최종 결정되는 투자 구조에 대응할 수 있다. 국내 법률 차원에서 객관적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안전장치로서 ‘성과 관리와 회수 규정’은 중장기 국익과 직결된다. 가령 정일영 의원안은 정량·정성 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회수·종료 절차를 명문화하고 있고, 전략 투자는 실패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진성준 의원 안도 투자 목적·성과 지표 및 손실 우려 시 투자 회수에 대한 대미 협의를 의무화하고 있다.

자료='이코노미조선' 정리

투자 불확실성 완화, 안보 지렛대 역할도

최근 미 연방 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위법 판결이 맞물리면서 기업의 투자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이번 판결로 미국은 기존의 관세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무역법 제122조와 제302조, 무역확장법 제232조, 관세법 제338조 등을 활용하여 특정 국가와 품목에 대해 선별적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 우리 주력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대미투자특별법은 조속한 처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기업 관점에서 본다면, 대미투자특별법은 기회이자 부담이 된다. 정부와 공동 투자 구조는 자본 조달 비용을 낮추고, 미국 시장 진출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특히 조선·반도체·에너지처럼 자본집약적산업에서는 정책금융과 외교적 지원이 결합된 투자 구조가 매력적일 수 있다. 우리의 포괄적 국익 차원에서 본다면, 대미 전략 투자는 단순한 해외투자가 아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관세 압박 완화와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안정과 기술 동맹을 통해 산업구조 고도화를 목표로 하는 경제 안보 전략이다. 이에 더해 한국은 한미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참여 확대,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 확대 등 안보 의제에 대한 미국 지지를 이미 확보했다. 합의 상당 부분이 후속 협상의 몫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대미투자특별법 지연이 미국의 안보 분야 후속 협의 이행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그렇기에 미국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와 펜타닐 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했을 때도 우리 국회는 이를 한미 통상 협상에 따른 투자 이행 문제와 별개로 파악하고 대미투자특별법을 일정대로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속 가능한 국익 위한 법적 완결성 필요

미국 연방 대법원의 판단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무역법 제122조를 앞세워 글로벌 관세 15%를 부과했다. 나아가 무역법 제301조와 무역확장법 제232조 등을 통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앞으로도 관세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미국의 관세 압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무역법 제301조를 통한 비관세장벽 조사 등 압력이 더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대미투자특별법을 통해 관세 불확실성을 낮추는 동시에 3500억달러의 전략 투자를 통해 국익을 확보해야 한다. 또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한미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한미 관세 협상의 결과로 등장한 3500억달러 전략 투자가 단순한 외교적 합의에 머물지, 지속 가능한 국익으로 자리 잡을지는 대미투자특별법 설계와 집행에 달려있다.

김도희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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