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0년 '빠꼼이' 설계 홍보전략···"아는 만큼 보인다"
'뉴스 생산~소비' 대변혁기 기자의 조력자 역할 큰 기대
동서남북 문예진 이사(왼쪽부터)와 유승훈 대표. (사진=동서남북 제공)
뉴스를 생산하고 소비되는 방식의 변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게다가 다양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활용이 확대되며, 과거와 같은 방식의 언론사 모델은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그동안 불가분의 관계였던, 언론사에서 뉴스를 생산하는 일을 도맡는 기자와 홍보 전문가의 역할분담도 변화의 전기를 맞고 있다. 혹자는 해당 산업 자체의 위축과 이로 인한 대규모 인원 감축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일부 현실화하기도 했다.
이런 대격변의 시기에 용감무쌍하게도 새로 간판을 내건 홍보전문법인 '동서남북'의 도전은 과연 무모한 것이었을까. 홍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유승훈 동서남북 대표는 "AI 확산은 홍보 비즈니스에 있어서 또 하나의 기회"라고 단언한다.
챗GPT나 제미나이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일상에서 대중들이 활용하는 행태를 생각해보자. 뭔가 필요한 정보를 '검색'한다는 것은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장 빈번한 패턴이다.
여기에 힘입어 국내에선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서비스나, 미국의 구글 같은 검색 플랫폼은 빅테크로 성장했다. 그러나 키워드 중심의 검색 서비스는 생성형 AI 서비스의 등장과 고도화로 인해 구닥다리 유산으로 빠르게 전락하고 있는데, 정작 필요한 정보보다는 너절한(garbage) 결과들만 나열되기 일쑤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는 딱 필요한 내용을 상당히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주거나 응답하는 서비스로 정평이 나 있다. 이렇게 '개떡 같이 물어봐도 찰떡 같이 알아듣는' 서비스의 편리함은 이미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일상 속 사소한 검색부터 중요한 내용의 검토까지 불과 수년 만에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생성형 AI 서비스들은 무엇을 근거로 이런 답을 내놓는 걸까. 유 대표가 승부수를 던지고 싶은 지점은 바로 여기에 달렸다.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거나, 심지어 뭔가를 추천하는 데 있어서 가장 공신력 있는 근거가 되는 내용이 언론 기사 아닐까요? 우리 기업이, 브랜드가, 서비스나 상품이 더 많이 AI 서비스에서 회자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홍보 전문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거라고 봅니다."
유 대표의 말은 AI 이전의 홍보 비즈니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얼마나 우리 회사가 '노출'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AI 서비스 역시 이러한 맥락의 중요성은 여전하단 의미다.
홍보법인의 핵심 사업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고객사의 브랜드나 상품·서비스에 대한 대언론 보도자료를 정리하고, 이를 언론에서 기사화할 수 있도록 관리하며, 이를 바탕으로 홍보와 마케팅 전략을 지원하는 게 골자라고 볼 수 있다.
홍보법인 동서남북이 스스로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부분도 이러한 핵심 홍보사업을 AI 시대에 맞게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과에 치이는 기자들이, 콧대 높은 언론사가 '순순히' 내용을 받아 기사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기성 홍보 전문가들이 정리하는 보도자료라고 할 때, ▲검색이나 AI 서비스가 추천하기 최적화될 수 있는 키워드 구조 설계 ▲브랜드 스토리 구조화 등 'AI 친화형' 보도자료 설계에 대한 홍보 전문가들의 고민이 깊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아무리 보기 좋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보도자료를 정리하고 단순 배포하는 데서 끝날 게 아니라, 기사화되고 '노출'이 축적될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하다. 사실 많은 기사들이 일회적인 상황을 단편적으로 그리는 데 그치고 있지만, 어떤 기사들은 오랜 세월 두고두고 읽히며, 종종 인용되기도 하고, 반복적으로 기업과 브랜드가 언급될 수 있게 한다.
어떤 기업이든지 이러한 홍보 노하우를 갖추길 원할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한 전문 조직을 운영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방법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여력을 갖지 못한 기업도 부지기수다.
기업의 온라인 대문이라고 볼 수 있는 공식 홈페이지를 구성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겉만 번지르르하지 정작 홈페이지를 방문한 이들이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길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언론 기사와 함께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은 AI 서비스가 우선 확인하는 '공신력 있는'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동서남북은 보도자료 배포나 기사화 관리 같은 일차원적 홍보법인의 역할만이 아니라 공식 홈페이지 구축과 같은 기업의 홍보전략의 주춧돌을 놓는 과정부터 체계적 지원이 가능하다고 자평한다.
서비스와 메뉴 구조를 개선해 검색 엔진이나 AI 서비스 친화적인 설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유승훈 대표는 업계에서 이름난 20년 이상 '홍보맨'이다. 국내 최대 PR 회사에서 헬스케어, 식음료, 공공기관, 금융사 등 30개 기업의 홍보를 담당한 바 있다. 또 모빌리티, 커머스, 미디어 등 각 업종별 1위 기업에서 내부 홍보조직의 리더로도 몸담았다.
유 대표와 의기투합해 동서남북의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하고 있는 문예진 이사 역시 ▲기업의 IR 및 사업제안 자료 기획·디자인 ▲기업과 서비스의 핵심 메시지 재정립 프로젝트 ▲산업별 브랜드 포지셔닝 및 홍보 메시지 구조 설계 등을 각각 수십건 이상 주도해 온 전문가다.
무역업에 종사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되고, 중국 상하이교통대를 나온 인재다. 일찌감치 반려동물 관련 메타버스 스타트업을 설립해 본 경험도 있어 눈길을 끈다.
홍보 니즈가 큰 기업 고객사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언론·기자의 입장에서도 앞으로 동서남북의 활약에 기대가 크다. 이 역시 AI를 필두로 한 업의 환경이 크게 뒤바뀌고 있는 시기기 때문이다.
'언론의 사명'과 같은 거창한 의미를 들추고 비즈니스 차원에서 보자면, 언론사는 뉴스의 생산→유통→소비→수익모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뉴스 생산을 담당하는 기자의 역할은 최근 점점 더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자동 기사가 생성돼 출고되고 있다. 속보 경쟁에서 인력이 AI를 당해낼 수 없다. 특히 새로 입직하려는 인재들에게 변화하는 뉴스 생산 구조는 높은 벽으로 가로막을 공산이 크다.
기자의 역할이 기록하는 자가 아니라 편집하고 검증하는 역할로 바뀌고 있으며, 어쩌면 그렇게 굳어질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만들어진 뉴스가 유통되는 구조도 복마전이다. 대형 포털 중심으로 횡포가 심하니 어쩌니 해도, 이는 결국 언론계가 자초한 꼴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이런 대형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는 게 언론사의 사활이 될 정도로 뉴스의 유통 구조의 고민이 깊었는데, AI 서비스가 새로운 출입구를 보여주고 있다.
뉴스를 소비하는 양태도 이미 급변했다. 단순히 독자들이 어떤 채널로 뉴스를 접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원하는 정보에 대한 다양한 기사를 한번에 비교·확인하는 방식의 뉴스 소비가 일반화됐다. 요컨대 기사를 읽는 게 아니라, 답을 구하는 것으로 뉴스 소비가 바뀐 것이다. 사실 뉴스라는 것의 본질은 이게 더 가깝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채널로 뉴스가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트래픽'은 언론사와 기자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다. 페이지뷰(PV)는 독자라는 하늘이 내려주시는 신성한 지표요, 이를 기반으로 단 꿀 같은 광고 수익을 먹고 살았다.
이런 구태의연한 구조가 와르르 흔들리며 동서남북과 같은 AI 시대에 적응하는 홍보 전문 조직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언론 역시 뉴스가 아니라 정보 상품을 파는 프리미엄 모델,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B2B 데이터 모델, 확고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저널리즘 모델, 독자와 훨씬 더 직접적이고 밀착하는 연결을 지향하는 커뮤니티 기반 모델 등을 고민하고 실험하고 있다. 아직 뭐가 답인지도 모르겠고 좌충우돌하는 판국에 든든한 조력자로서 역할이 기대되는 것이다.
"AI가 대세고 하다보니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인데, 홍보 전문가란 그 누구보다 대면직군이라고 생각해요. 언론사와 기자, 다양한 고객사 기업이나 기관 등 유무형의 네트워크가 홍보 전문가의 가장 큰 자산이고, 이는 기자들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만큼 관심이 크고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홍보 전문가가 기자와 언론에 관심을 갖는 만큼, 기자는 우리에게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늘 누군가 지켜봐주고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면 든든하지 않나요. 기업에도 언론에도 가장 최적의 조력을 다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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