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3월 23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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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백명훈 네오펙트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네오펙트
국내 재활 로보틱스 분야의 개척자로 꼽히는 네오펙트가 올해 설립 17년 차를 맞아 제2의 도약에 나선다. 2018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제도적 장벽과 시장 환경의 제약으로 기술력을 실적으로 연결하는 데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지난해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과 과감한 체질 개선을 거치며 본격적인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네오펙트는 본업인 재활 로보틱스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신사업 확장을 통해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특히 과거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경영·마케팅 역량을 전문화된 시스템으로 보완하고 축적한 기술을 산업용 로봇손 및 무기질 소재 사업으로 전환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6년 매출 50%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만난 백명훈 네오펙트 대표는 "설립 이후 국책 사업 연구과제를 40건 이상 수행해왔다"며 "매년 2~3건의 과제를 꾸준히 이어온 것은 정부와 연구기관의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지휘봉 잡은 재무 전문가…"내실 다지기 방점"
백명훈 대표는 회계법인 삼일PwC에서 21년간 재무 감사와 경영 컨설팅을 수행해온 전문가다. 삼성, 롯데, 두산 등 주요 대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수립을 지원해온 그가 상장사 경영을 직접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3자 입장에서 조언하던 것과 직접 당사자가 돼 결단을 내리는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며 "이론적인 솔루션을 넘어 시장의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경영 방침을 세우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재무 전문가답게 백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단행한 조치는 '곳간 정비'였다. 지난해 8월 취임 직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의 보통주 전환을 통해 부채를 줄이고, 본업과 무관한 비핵심 사업부와 자산을 정리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그 결과 2024년 말 90%대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50% 미만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를 17%로 낮춰 신사업 진출과 미래 투자를 위한 체력을 완비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내실 다지기'는 로보틱스라는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다.
백 대표는 "AI와 로보틱스가 화두로 떠오른 현시점이 네오펙트의 본업 경쟁력을 제대로 알릴 타이밍"이라며 "그간 회사 내부에 머물렀던 기술들을 시장 성과로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R&D 인력만 40명, 국책 연구 실적 40건
네오펙트가 개발한 스마트글러브 제품 / 사진 제공 = 네오펙트
네오펙트의 경쟁력은 탄탄한 연구개발(R&D) 인프라에서 나온다. 현재 전체 인력 150명 중 연구개발 인력은 약 40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을 아우르는 전문 기술진이다. 회사는 국내외에 111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50여종의 게임형 콘텐츠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운영 중이다.
대표 제품인 '스마트글러브'는 이러한 기술력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뇌졸중 환자가 장갑 형태의 기기를 착용하고 게임형 콘텐츠에 참여하면, 센서가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해 뇌파를 자극하고 정교한 손가락 구동 훈련을 유도하는 매커니즘이다. 이를 통해 환자가 스스로 물건을 집는 등 일상 동작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네오펙트 로봇 기술의 핵심은 '와이어 구동(Tendon-driven) 방식'이다. 손가락 관절마다 모터를 배치하는 일반적인 로봇과 달리, 사람의 힘줄과 유사한 와이어 구조를 채택해 기기 무게를 줄이면서도 정교한 움직임을 구현했다. 백 대표는 "최근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이 방식을 채택하며 화제가 됐는데, 우리는 이미 이를 웨어러블 로봇에 적용해 상용화했다"며 "재활 분야에서 축적한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오펙트의 기술력은 40건이 넘는 국책 연구 실적으로 입증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립재활원, 서울대는 물론 독일 샤리테 대학병원 등 글로벌 기관과 공동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반 로봇과 가상현실(XR) 햅틱 기술을 접목한 연구를 통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백 대표는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연구기관이 상용화 파트너로 네오펙트를 선택한 것은 회사의 로봇손 기술력을 인정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반응은 해외를 중심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독일 법인은 합산 10억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백 대표는 "독일을 비롯해 폴란드·프랑스·우크라이나 등 유럽 시장을 넓히고 있고, 중동 등 신규 시장도 적극 개척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클리닉을 기반으로 비대면 재활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본업 확장·신사업 투트랙으로 외연 확장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백명훈 네오펙트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네오펙트
네오펙트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매출 확대'를 최우선 전략으로 설정했다. 기술 기업일수록 외형 성장이 뒷받침돼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기존 재활 로보틱스를 산업용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무기질 소재 신사업을 병행하는 '듀얼 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다이나믹솔루션'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논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오펙트라는 이름은 재활 부문 브랜드로 남기되, 더 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다.
신사업은 국내 최초로 '마그네슘 실리케이트' 생산 기술을 보유한 자이언트케미칼의 경영권을 최근 확보하며 본격화했다. 마그네슘 실리케이트 계열 무기질 소재는 식품·화장품·화학 제조 공정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흡착제와 정제용 첨가제로 활용한다. 그간 주로 수입에 의존하던 품목이었으나, 네오펙트는 자이언트케미칼의 국산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에는 이 소재를 기반으로 반도체와 이차전지 공정에 필수적인 연마제인 '실리카 슬러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이미 울산 울주군에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공장 부지 매입을 마쳤고 철거 작업을 거쳐 내달 초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 측은 공장 완공 후 곧바로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 대표는 "화학 계열 국내 대기업을 공급 협력업체로 등록했고, 다른 이차전지 기업들과 협의 중"이라며 "올 하반기 공장을 완공하면 즉각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너지는 명확하다. 성장 곡선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재활 로봇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기업간거래(B2B)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소재 사업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백 대표는 올해 매출 50% 이상의 성장과 순이익 흑자전환을 1차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추가 자본 확충과 필요시 인수합병(M&A)까지 열어두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며 "기술과 실적을 모두 갖춘 회사로 성장해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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