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
제2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이 다가오면서 20년을 이어온 축제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06년 출범한 DIMF는 이제 세계 최대 규모의 뮤지컬 콘텐츠 축제로 자리 잡았지만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에게는 여전히 이루지 못한 꿈이 남아 있다. 대구를 명실상부한 ‘뮤지컬 도시’로 만드는 일이다.
20년 전 그가 DIMF를 시작하며 품었던 목표는 단순한 공연 축제 개최에 머물지 않았다. 배 위원장은 “뮤지컬을 통해 도시 브랜드를 세계화하고 대구를 문화도시로 성장시키고 싶었다”며 “20년 전만 해도 한국 뮤지컬 시장은 세계 변방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 이어 전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20주년을 맞은 올해 DIMF의 핵심 키워드로는 그는 ‘다양성’과 ‘접근성’을 꼽았다. 역대 최다 규모인 총 34개 작품·프로그램으로 꾸려지는 올해 축제는 공식 초청작과 창작지원작을 비롯해 딤프린지, 스타데이트, 20주년 기념 전시 등으로 다채롭게 채워진다.
배 위원장은 “뮤지컬은 정적인 작품도, 역동적인 작품도 있고 젊은 층부터 가족 단위 관객까지 즐길 수 있는 폭이 넓다”며 “가능한 한 다양한 연령과 취향을 포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DIMF가 특정 마니아층만의 축제가 아니라 시민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생활형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20주년 DIMF에서 창작지원 시스템을 확대한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특히 공연 이후 사장된 우수 창작뮤지컬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 ‘재공연 지원사업’을 처음 도입했다.
배 위원장은 “작품성이 있음에도 홍보 부족이나 제작비 문제로 무대에서 사라진 공연이 많았다”며 “좋은 작품에 한 번 더 기회를 제공하고 시장에서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창작지원 확대가 단순히 축제 프로그램을 늘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구를 창작뮤지컬 생태계의 중심지로 키우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20년 동안 DIMF가 성장해 온 대구에 여전히 뮤지컬 전용극장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는다.
배 위원장은 “축제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5~10년 안에는 대구에도 뮤지컬 전용극장이 생길 것이라 기대했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못했다”며 “뮤지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용극장과 뮤지컬 콤플렉스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DIMF가 지역 문화생태계에 남긴 변화는 적지 않다. 축제를 통해 배우뿐 아니라 작곡가·작가·프로듀서 등 지역 기반 창작 인력이 꾸준히 성장했고 지역 창작뮤지컬이 서울 공연과 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형성됐다.
배 위원장은 “대구에서 뮤지컬을 꿈꾸는 젊은 창작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고 지역에서 만든 작품이 서울과 해외 무대로 진출하는 사례도 생겼다”면서도 “다만 지역 인재가 결국 서울로 떠나는 구조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DIMF의 미래에 대해서는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계적 흥행작 유치 경쟁보다 새로운 창작뮤지컬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DIMF는 단순히 흥행작을 선보이는 축제가 아니라 새로운 작품이 관객 평가를 받으며 성장하는 플랫폼”이라며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처럼 DIMF를 거친 작품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기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년 동안 축제를 지켜온 가장 큰 힘은 대구 시민이었다”며 “시민들이 뮤지컬을 사랑해줬기에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뮤지컬 콘텐츠 축제가 가능했다. 앞으로도 DIMF가 시민과 함께 도시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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