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내부의 CNN부스가 텅 비어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짜뉴스’로 일부 언론사를 지칭하며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자 방송사들이 보이콧에 나섰다. 이번 주 유엔 총회 연설과 미중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만 미국 주요 방송사를 통해 보도되지 않을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언론을 이용하면서도 멀리하는 ‘트럼프식 언론관’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CNN과 백악관 방송 공동취재단(풀단)을 운영하는 ABC·CBS·NBC·폭스뉴스 5개 방송사는 이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풀 취재를 멈췄다. 이들은 “국민은 정부에 관해 정확하고 독립적인 정보를 제공받는 데 중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어떤 행정부도 특정 언론사의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언론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풀단이 취재를 계속 거부하면 23일부터 2박 3일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일정도 미국 전역에 중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CNN·MS나우·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증을 빼앗은 데 이어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를 ‘가짜뉴스’로 지칭했다. 출입 금지는 처음이 아니다. ‘반트럼프 매체’로 불리는 NYT·NBC 등에는 국방부 기자실에서 퇴거하라고 통보했다.
미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언론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은 1970년대 그의 멘토였던 로이 콘 변호사와의 교류를 통해 형성됐다. 당시 27세의 젊은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는 인종차별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콘은 “잘못을 인정하지 말고 무조건 반격하라”며 맞소송을 제안했고 실제로 언론을 통한 여론전을 거쳐 판세가 변했다. 이후 트럼프는 언론을 자신을 포장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존 배런’이라는 가명의 대변인 행세를 하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정보를 흘리고 언론이 보도하는 공생 관계에 가까웠다.
균열은 1990년대에 생겼다. 타지마할 카지노의 파산과 이혼 문제 등이 대서특필되면서 트럼프는 언론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 2015년 대선 출마를 기점으로는 비판적인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로 명명해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임기 중 통제 시도는 더욱 노골화됐다. 공영방송 NPR·PBS가 진보 편향적이라며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반면 폭스뉴스나 악시오스처럼 우호적인 매체와는 활발히 소통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한편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백악관이 유튜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관련 소식을 24시간 스트리밍으로 전하는 ‘트럼프 TV’ 방송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미 동부 시각으로 이날 오후 7시부터 ‘트럼프 TV: 디 에센셜 스테이션’이라는 제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연설과 참석 행사 등을 송출하는 채널 방송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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