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번지며 국내 증시가 급락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장중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되며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하는 등 여전히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8.17포인트(2.74%) 오른 5553.9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급락 충격을 일부 되돌린 수준이다. 지수는 장 초반 4% 넘게 급등하며 5600선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상승 탄력이 빠르게 둔화되며 한때 5400선 아래로 밀리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시장 방향을 좌우한 것은 중동 정세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를 언급하며 군사 행동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히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됐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지수는 장 초반 급등세를 탔다.
그러나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란의 공격으로 쿠웨이트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다시 고조됐다. 전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퍼지자 지수는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에서 대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전쟁 조기 종식 기대가 재부각되자 지수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결국 5,500선을 지켜내며 장을 마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지수를 떠받쳤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천억 원, 9천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반면 외국인은 1조9천억 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다만 선물시장에서는 매수 우위를 보이며 현물과는 엇갈린 움직임을 나타냈다.
환율도 진정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0원 넘게 하락하며 1490원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반도체와 2차전지가 반등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상승하며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함께 낙폭 과대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이 10% 넘게 급등하며 시장 상승폭 확대에 기여했다. 전기차 수요 회복 기대와 함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자동차 및 에너지 관련 종목은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제약, 음식료 업종이 강세를 보였고 건설과 증권 업종은 하락했다. 시장 전반적으로는 ‘리스크 완화 기대’와 ‘불확실성 잔존’이 동시에 작용하며 업종 간 차별화가 뚜렷했다.
코스닥도 2% 넘게 상승하며 동반 반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선 반면 개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성장주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바이오와 2차전지 종목이 강세를 나타냈다. 에코프로와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일부 제약주는 차익 매물로 하락하며 종목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이날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확신 없는 반등’이었다.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쏟아지며 지수 방향이 수차례 뒤집혔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단기 대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 기대만으로는 상승 추세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증시는 지금 ‘정치 변수’에 좌우되는 장세에 들어섰다. 한마디 발언, 한 건의 뉴스에 따라 지수가 급등락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투자 난이도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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