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년 고용률 3년 연속 하락, 비수도권은 3년 만에 반등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청년 고용률이 정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충북에 뒤처지는 등 청년 일자리 지도가 바뀌고 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신산업이 몰린 청주를 중심으로 대전·충청 고용 사정이 나아지면서 전통적인 일자리 메카였던 수도권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앞서고 있다.
SK하이닉스 충북 청주 공장 /SK하이닉스
8일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연령대 고용률은 62.9%로 1년 전 대비 0.2%포인트 증가한 반면 15~29세 고용률은 45%로 전년 대비 1.1%포인트나 줄었다. 대기업 본사와 주요 공장들이 몰린 수도권 지역 청년 고용률이 47.4%로 전년 대비 2.2%포인트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수도권 고용률은 2023년(50.6%)부터 3년 연속 하락세다. 글로벌 금융 위기로 3년째 고용률이 하락한 2007~2009년 이후 가장 긴 기간 수도권 고용률이 감소했다. 특히 서울의 작년 청년 고용률은 49.1%로 전년(51.2%) 대비 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이로써 전국 17개 시도 모두 청년 고용률이 50%를 밑돌게 됐다. 이런 경우는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경기(46.6%), 인천(44.8%)도 고용률이 1년 새 2%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청년 고용의 56%를 책임진 수도권에서 고용 사정이 최근 악화하는 이유는 제조·건설업 등 주력 산업 부진, 대기업의 신규 채용 문호 축소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연구·개발(R&D), 법률·회계 등 전문직·정보통신(IT) 분야 일자리 감소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앞선 충북 청년 고용률
반면 수도권 외 지역 고용률은 작년 42.2%로 1년 전 대비 0.6%포인트 증가, 2022년 이후 3년 만에 반등했다. 대전·충북·충남 등 충청권 고용률이 46.6%로 1년 새 1.5%포인트 증가한 영향이 컸다. 특히 SK하이닉스 캠퍼스와 LG화학 공장, 셀트리온 본사·공장, GC녹십자 오창 공장 등이 몰린 청주를 중심으로 충북의 고용률이 급등했다. 충북의 지난해 청년 고용률은 48.4%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올라, 200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을 앞섰다. 수도권 외 15개 시도의 청년 고용률이 수도권을 앞섰던 경우는 2018년 제주가 서울을 앞선 이후 7년 만이다.
충북도청 관계자는 “청주와 음성, 충주 등 바이오와 반도체, 2차전지 사업의 주축인 지역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결과”라며 “작년 들어 30대 이하 인구가 순유입세로 돌아섰다”고 했다. 청주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지웰시티와 현대백화점 충청점 등 수도권 못지않은 문화·생활 인프라(기반 시설)도 청년들이 몰려드는 데 한몫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오송역과 청주공항 등 교통 인프라도 청년들이 몰려드는 이유”라며 “여세를 몰아 별도 창업 지원 센터를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몰락하는 전통 일자리 메카
주요 특별·광역시 등 전통적 일자리 메카 지역들은 저성장과 전통 산업 부진 등 여파로 옛 명성을 잃고 있다. 대전·충청 청년 고용률은 부울경을 2010년부터 작년까지 16년째 제치고 있다. 지난해 대전·충청 고용률은 부울경(41.4%)보다 5.1%포인트 높았다. 광주광역시의 청년 고용률은 지난해 37.1%로 전남(42.8%)에 밀렸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전남 고용률이 광주를 웃돌았다. 대구의 작년 청년 고용률도 39.3%로 경북(42.9%)을 밑돌았다. 경북이 2년 연속 대구를 앞섰다. 전국 8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대구·대전·울산을 제외한 서울·인천·부산(44.1%)·광주(37.1%)·세종(33.8%) 등 5곳의 고용률이 1년 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9개 도(道) 가운데는 경기·강원·전북을 제외하고 충북·충남·전남·경북·경남·제주 등 6개 도의 고용률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충북의 수도권 고용률 역전 현상이나, 주요 광역시 고용률의 하락 등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 고용 사정을 좌우한다는 방증”이라며 “서울 지역 집값 상승과 경북·전남 등 혁신도시 유치도 청년 일자리 지도가 바뀌는 데 영향을 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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