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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도체가 곳간 채우고 금리도 올린다"…법인세 올해 42% 급증 전망

비(非)테크 업종 법인세는 다소 부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변수를 모두 반영한 숫자가 121조원(2026년)·224조원(2027년)이다. 정부가 2분기 1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잡았던 올해 법인세수 추정치(101조원)보다도...

"반도체가 곳간 채우고 금리도 올린다"…법인세 올해 42% 급증 전망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국의 재정·통화 정책 지형도를 한꺼번에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와 내년 법인세수가 각각 121조원, 224조원으로 폭증해 정부가 110조원 규모의 추가 재정 지출에 나서고, 한국은행은 이로 인한 경기 과열을 식히기 위해 내년 4월까지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최종금리 연 3.5%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3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총 법인세수가 121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85조원)보다 42% 늘어난 규모다. 내년에는 224조원까지 불어나 2년 만에 2.6배로 뛴다는 전망이다. 두둑해진 곳간을 발판 삼아 정부가 올해 하반기 20조원, 내년 90조원 규모의 추가 재정 지출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그 결과 성장률 전망은 올해 3.0%, 내년 2.8%로 한 단계씩 올라간다.

◆ 반도체 메모리 영업이익, 91조→759조

세수 폭증의 진앙은 메모리 반도체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렸고, 공급은 빠듯하다. 씨티 주식 리서치팀은 한국 메모리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91조원에서 올해 582조원, 내년 759조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다. AI 토큰 수요 가속화와 메모리 칩 공급 제약이 맞물린 결과다. 1년 새 영업이익이 6배 넘게 뛴다는 계산이다.

영업이익이 폭증하면 법인세도 따라 뛴다. 메모리 기업이 부담할 법인세는 올해 149조원, 내년 199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12조원)와 비교하면 10배가 넘는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법인세율 변동은 없다고 가정했다.

다만 이 금액이 그대로 국고에 들어오는 건 아니다. 각종 세액공제로 실납부액은 줄어든다. 메모리 기업들은 올해 사업연도 법인세의 30~40%를 8월 중간예납으로, 나머지 60~70%를 내년 3월 확정신고로 나눠 낸다. 비(非)테크 업종 법인세는 다소 부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변수를 모두 반영한 숫자가 121조원(2026년)·224조원(2027년)이다. 정부가 2분기 1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잡았던 올해 법인세수 추정치(101조원)보다도 20조원이 더 들어온다는 얘기다.

◆ 정부도 적극재정 모드로

세수가 두둑해지면 정부 지갑도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투자를 통해 경제를 순환시켜야 한다"라며 올해 하반기 성장 전략과 내년 예산안(9월 초 마련) 편성에서 적극재정 기조를 강조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호조로 법인세수가 대략 올해 121조원, 내년 224조원에 달해 작년(85조원)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정부가 재정 지출을 올해 하반기 20조원, 내년에 90조원 정도 증액할 수 있으며 이는 경제 성장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가 꼽은 우선순위는 AI와 혁신 분야 투자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K자형 성장 격차를 메우기 위한 복지 지출 확대도 함께 거론된다.

성장률 효과도 만만치 않다. 올해 하반기 20조원 추가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0.7% 규모로, 4개 분기에 걸쳐 성장률을 0.1~0.3%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90조원은 GDP의 2.9% 규모로, 같은 기간 성장률을 0.6~1.2%포인트 밀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반영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3.0%로, 내년 전망은 2.4%에서 2.8%로 상향 조정했다.

◆ 재정적자 축소…국채 발행도 감소 전망

세수가 늘면 부수효과도 따라온다. 재정적자 축소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통합재정수지 적자(사회보장성기금 제외)가 GDP 대비 –2.8% 수준으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3.7%)나 정부의 기존 내년 계획(-4.1%)보다 큰 폭으로 개선된 수치다. 강한 반도체 가격 효과로 올해 명목 GDP 성장률을 10.5%로 잡으면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국채 발행 부담도 줄어든다. 내년 국고채 총발행 규모는 198조원으로, 올해(226조원)보다 28조원 감소할 전망이다. 만기상환 111조원에 순발행 87조원을 더한 수치다.

◆ 한은 기준금리, 내년 4월까지 네 차례 인상 예상

정부가 돈을 풀면 한은은 그 열기를 식혀야 한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재정 지출 상방 요인으로 인해 한은의 최종 금리 전망을 기존 3.0%에서 3.5%로 상향 조정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은이 올해 7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10월과 내년 1월, 4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네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에는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만 인상할 것으로 봤다.

근거는 세 가지다. △재정정책이 성장을 적극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는 점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근원물가가 예상보다 오래 높게 유지될 위험 △서울 주택 가격과 국내 증시 상승세 등 금융여건이 역사적 기준으로 매우 완화적이라는 점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확장적인 재정 정책과 긴축적인 통화 정책(금리 인상)이 혼합된 양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모든 시나리오는 단 하나의 가정 위에 서 있다. 반도체 사이클이 씨티의 예측대로 흘러간다는 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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