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기둥인 전기·전자와 IT 업종이 외국인의 기록적인 매도 폭탄에 휘청였다. 19일 코스피가 2.7% 급락하며 5800선 아래로 내려앉은 가운데, 하락장의 중심에는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핵심 기술주들이 자리 잡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은 전 거래일 대비 3.4% 하락하며 시장 전체 수익률(-2.73%)을 크게 밑돌았다. 하락의 주범은 외국인의 '패닉 셀링'이다. 외국인은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1조88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서는 1조524억원어치를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쏟아냈다.
전일 나스닥(-1.5%)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약세가 국내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기관마저 매도세에 가담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기술주를 중심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IT 서비스(-4.8%)와 화학(-3.3%)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최근 시장을 주도했던 로봇, AI, 2차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된 결과다.
시장은 급등한 거시경제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9.2bp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면서, 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에서도 각각 2062억원, 262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개별 기업의 악재보다는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악화에 따른 수급 이탈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96.4달러까지 치솟고 환율이 1500원대를 기록하면서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IT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기·전자 업종은 현재 펀더멘털의 문제라기보다 거시경제 변수에 의한 자금 유출 단계에 있다"며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될 때까지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되, 환율 수혜가 가능한 수출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동립 기자 yortune@the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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