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하는 서남권 반도체 팹(Fab·생산공장) 4기 건설 입지로 광주 군공항 부지가 최종 확정된 가운데 전남광주 광산구 상공에서 바라본 광주 군공항 부지(중앙)의 모습. /뉴시스
미분양 적체와 지역 경기 침체로 올 상반기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광주 아파트값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800조 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호재에 힘입어 7월부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반도체 공장 부지인 광주 군공항 인근 서구와 광산구를 중심으로만 거래가 몰리고 있을 뿐, 타 자치구는 여전히 미분양과 구축 아파트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 온기가 온전히 확산하진 못하는 분위기다.
27일 한국부동산원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상반기 내내 내림세를 지속했다. 지난 2월 0.06%, 3월 0.14%, 4월 0.28%, 5월 0.61%, 6월 0.36% 각각 하락하며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렸다.
반전은 하반기 들어 나타났다. 지난 7월 0.07% 오르며 상승 전환한 뒤 8월에는 0.23%로 상승 폭을 한층 키웠다. 특히 반도체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서구(7월 0.43%, 8월 0.31%)와 광산구(7월 0.19%, 8월 0.42%)의 오름세가 광주 전체 지수를 견인했다.
실제로 서구와 광산구의 경우 군공항 부지 반경 5km 내 위치한 미분양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빠르게 집중됐다. 광산구 소재의 한 지역주택조합은 잔여 물량을 완판했으며, 서구 상무지구 인근 신축 단지들도 적체된 미분양을 해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가 이어지면서 주요 단지들의 매매 호가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광주 도심 아파트단지. /연합뉴스
아파트값 가격 반등을 두고 광주권 부동산 시장에서는 개발 호재에 따른 선제적 호가 반영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거래량의 비약적인 증가보다는 매도자의 호가 인상이 지수 상승을 주도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관망세가 교차하는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금융권 대출금리 인상과 지역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점 등을 들어 상승세 유지 기간은 더 관망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번 반등세가 지역 전반의 경기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분양을 진행한 ‘챔피언스시티’ 등 주요 단지에서도 평형별 청약 미달이 발생하는 등 입지와 분양가 조건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대규모 공급 물량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올 하반기 말부터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조성된 1만 세대 안팎의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수급 불균형에 따른 매매 및 전세 시장의 매물 적체 우려가 지적된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광주는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많은 게 현실"이라며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한꺼번에 추진되면서 지역 수급 균형을 교란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대출금리 추이와 함께 민간공원 물량의 소진 속도, 반도체 공장 착공에 따른 실질적 인력 유입 여부 등이 반등세의 지속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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