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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도체 착시'에 가려진 한국 기업 실적… SK하이닉스·삼성 투톱 빼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쳐, 반도체 쏠림에 따른 '착시효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상장사...

'반도체 착시'에 가려진 한국 기업 실적… SK하이닉스·삼성 투톱 빼면...

[뉴시안= 이태영 기자]지난해 국내 500대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20% 넘게 급증했지만, 이는 ‘반도체 투톱’에 집중된 결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쳐, 반도체 쏠림에 따른 ‘착시효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상장사 254곳을 분석한 결과, 2025년 누적 영업이익은 228조2719억원으로 전년(184조3053억원) 대비 43조9666억원(2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718조8792억원으로 7.9%, 순이익은 182조1439억원으로 32.4% 늘었다.

외형상 ‘호실적’이지만, 실질적인 성장 동력은 반도체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90조8074억원으로, 전년(56조1933억원) 대비 61.6% 급증했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 증가액(43조9666억원)의 78.7%를 이들 두 기업이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기록했다.

반면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252개사의 영업이익은 128조1121억원에서 137조4646억원으로 7.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증가액 중 비중도 21.3%에 불과했다. ‘AI 반도체 특수’가 본격화되며 산업 전반의 성장으로 보이던 수치가 실제로는 특정 업종에 집중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기업별로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D램 가격 반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101.2% 증가한 수치로, 증가액과 총액 모두에서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43조6011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전력공사(13조4906억원), 현대자동차(11조4679억원), 기아(9조78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한화,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화재해상보험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 증가액 역시 SK하이닉스(23조7390억원)가 압도적 1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10조8751억원), 한국전력공사(5조1259억원)가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은 흑자전환하며 증가액 1조9164억원을 기록했고, KT, HD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한화오션 등도 실적 개선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자동차 업종은 부진했다. 기아는 영업이익이 3조5890억원(28.3%) 감소하며 감소폭이 가장 컸고, 현대자동차도 2조7717억원(19.5%)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관세 정책과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실적에 직격탄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 역시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조857억원 줄며 적자전환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78.7%), 제약(66.2%), IT전기전자(54.4%), 조선·기계·설비(48.5%), 공기업(35.3%) 등이 증가세를 보인 반면, 운송(-43.7%), 자동차·부품(-16.8%), 상사(-10.1%) 등은 감소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와 함께, 특정 산업에 쏠린 성장 구조가 향후 한국 경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AI 반도체 중심의 ‘슈퍼사이클’이 꺾일 경우, 기업 전반의 실적 역시 빠르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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