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부르는 게 값이 되는 ‘칩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본격적인 ‘마진’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어의 법칙(Moore's law)은 인텔의 창업자 고든 무어의 이름을 딴 것으로, 반도체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약 2년마다 2배로 늘어나 성능도 2배가 된다는 법칙이다. 이는 1960년대 이후 반도체 업계의 정설로 내려왔지만, 이제는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나노 단위의 칩에 트랜지스터의 밀도를 무작정 늘려 성능을 높이는 것은 어렵게 됐다.
실제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개최한 ‘CES 2026’ 기조연설에서 “만약 우리가 모든 칩 수준에서 극한의 공동 설계를 하지 않는다면 매년 기껐해야 1.6배의 성능을 제공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이것이 상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개최한 웨비나에서 황민성 연구위원은메모리 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전체적인 공급 물량을 맞추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미세화 공정의 난도가 높아지면서 이른바 무어의 법칙이 둔화했고 메모리 3사의 평균 생산성 증가율 역시 10%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HBM4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대규모 공장 증설을 해야 하지만 이 역시 막대한 자본 투입이 전제돼야 한다. 황 위원은 “향후 글로벌 D램 생산 능력을 10% 늘리기 위해서는 약 20만 장 규모의 추가 생산 능력이 필요하다”며 “최신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7만 평의 클린룸과 장비가 요구돼 여기에 투입되는 자본만 150조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각각 80조~90조원 안팎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집행하더라도 시장 수요를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빠듯한 수준인 것이다.
이에 올해 삼성전자 평택 4공장(P4)과 SK하이닉스의 청주 M15X 등 신규 공장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고 수율이 안정화되는 2027년 하반기 무렵에야 시장에 유의미한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 36GB HBM3E 12단 제품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마진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처럼 생산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것이 관건이었지만 이제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대 화두라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막대한 R&D에 투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일 공시한 2025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37조7000억원으로 전년(35조원) 대비 7.8% 증가했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약 1000억원 이상을 기술 개발에 쏟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하는 등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DDR5 등 차세대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시장을 SK하이닉스가 선점한 것을 다시 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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