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3개월만에 급반전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유례없는 호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주요 22개국 중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며 세계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던 한국 경제가 불과 1개 분기만에 최상위권으로 수직 상승하는 급반전을 연출한 것.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인도네시아, 중국 등 상대적으로 고성장세를 보였던 개도국을 모두 제쳤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694%로, 전날까지 속보치를 발표한 22개국 중 1위에 올랐다. 이는 인도네시아(1.367%), 중국(1.3%)보다 큰 폭 앞선 것으로 1분기 경제가 1% 이상 성장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개국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미국(0.494%)과 캐나다(0.4%)는 물론 독일(0.334%), 스페인(0.614%), 이탈리아(0.165%) 등 유럽 주요국보다 3~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프랑스(-0.005%), 스웨덴(-0.21%), 멕시코(-0.8%), 아일랜드(-2.014%) 같은 국가들은 오히려 성장률이 뒷걸음질쳤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1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하는 다른 국가들을 모두 앞설 경우 2010년 1분기(2.343%) 이후 16년 만의 분기 성장률 1위 국가 타이틀을 되찾게 된다.
작년 4분기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0.161%로 한은 통계에 포함된 주요 41개국 중 최하위권인 38위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의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실제 지난 1분기 수출은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5.1% 급증했고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는 1.1%포인트(p)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 37조6000억원이라는 전무후무한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각 사
이에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앞다퉈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영국의 리서치 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한 달 전 제시했던 1.6%보다 1.1%포인트(p)나 높인 2.7%로 조정했다.
JP모건체이스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 직전 전망(2.2%)보다 0.8%p 올려잡았다. BNP파리바(2.0%→2.7%), 씨티그룹(2.2%→2.9%) 등도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다만 2분기에도 높은 성장률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전 분기 성장률이 높을 경우 기저효과 때문에 다음 분기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2분기에는 1분기 큰 폭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영향 본격화 등이 중첩되며 전기 대비로는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물류와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반도체에 편중된 수출 구조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2분기 수출이 2300억달러 내외로 전년 동기보다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동 전쟁 종전 협상 지연, 원유 수급 불확실 등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은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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