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올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호실적에 따라 임직원들에게 상당 규모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다수의 부동산 및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성과급이 강남 초고가 아파트보다는 회사 셔틀버스와 지하철 접근성이 좋은 경기 남부 실거주 지역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회피에 따른 풍선효과로 임대수익형 오피스쪽도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최근 SK하이닉스는 2025년 영업이익 47.2조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상한제를 폐지한 노사 합의 구조를 고려할 때, 2026년에 지급될 성과급은 증권가 일부 전망에서 1인당 평균 5~7억 원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성과급 제도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이며,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상당 비중(10~15%대)을 재원으로 삼고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 합산 성과급 총액이 올해와 내년을 합쳐 수십조 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후 실수령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상당한 구매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 자금 일부가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특히 출퇴근 편의성이 높은 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한다.
특히 반도체 대기업 셔틀 노선이 집중된 용인 수지구(올해 누적 상승률 약 6.44%)를 비롯해 성남 분당, 하남, 화성 동탄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수도권 평균(약 1.5%대)을 상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셔틀버스 노선과 역세권을 동시에 갖춘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이 새로운 실수요 기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용인, 동탄 등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 종사자들의 자금 조달 문의가 늘고 있으며,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셔틀이 정차하는 용인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가 지난달 17억 4000만 원대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은 강남 등 초고가 지역으로의 이동은 규제 장벽 때문에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로 인해 사실상 대출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치·반포 등 상급지는 현금 여력이 충분한 고위층에 주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 업계 전문가는 "자사주나 ETF 등 주식시장으로 재투자될 가능성도 있지만 전체 비중은 10~30%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30~40대 직원들이 '내 집 마련'에 대한 욕구가 압도적으로 강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흐름이 더 뚜렷해질 여지도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 이동·남사읍 일대에 360조 원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며, SK하이닉스도 용인 원삼면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설하고 있다. 단기 성과급 효과가 고용 유입과 맞물려 장기 실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조적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한편 건설 업계 관계자는 "규제 회피 측면에서 임대수익형 오피스텔로 자금이 일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라며 "아파트 매매는 대출 한도, 양도세, 보유세 부담이 크지만,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대출이 유연하고, 실거주 의무가 덜 엄격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 서울 시내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 규제 회피 수요와 공급 절벽으로 인해 중대형·역세권 중심으로 공실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반도체 성과급 자금 일부가 자가 한채에 임대 추가 수익이라는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울 오피스텔로 유입될 가능성도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반도체 성과급이 직주근접 실거주 수요와 결합한다면 올해 말에 경기 남부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부동산 '불장'(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반도체 사이클이 변동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시장 변동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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