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메모리 확장세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 제약에 수급 불균형 장기화
美·이란 협상 결렬 속 변동성 확대,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에 주목
8일 국민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KB국민은행
| 스마트비즈 = 김혜인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견인하는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속에서도 국내 증시의 중심축은 반도체로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메모리 확장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외국인 투자자 역시 대규모 매도 이후 순매수로 전환하며 시장의 방향성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가능성 점검에서 "반도체 수요 증가 속도는 스마트폰 대중화와 클라우드 확산 그리고 비대면 수요 확대 국면을 넘어선 수준"이라고 평가됐다.
한국은행 주욱·이택민 과장은 "AI 서비스가 확산되고 데이터센터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메모리 제품 구성이 다양화되는 가운데 전 품목에 걸쳐 수요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고성능 제품의 기술적 어려움으로 공급 증가 속도는 더디며 이로 인해 수급 불균형이 과거보다 크고 장기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공정 난도가 높아 양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범용 D램 라인을 HBM으로 전환하면서 D램 수급도 빠듯해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공급 제약을 감안할 때 "메모리 경기 확장 국면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 과장은 "국제유가 상승이 데이터센터 운영비용을 높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투자가 위축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내년 이후 흐름은 유동적이라는 진단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와 빠른 감가상각 그리고 가동률 부진 가능성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줄이고,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자금조달 규모 확대는 잠재적 취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산업 환경은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96% 오른 5858.8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252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2월과 3월의 대규모 매도 흐름에서 방향을 틀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수급 변화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두 종목을 대거 팔아치웠지만 이달 들어서는 각각 2조3497억 원과 1조5490억 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33조 원과 영업이익 57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외국인 매도 배경에는 반도체 업종의 높은 변동성이 자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는 실적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가율의 변동성은 TSMC의 10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위험 대비 수익률 기준으로 매력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외국인 투자가들이 업황 자체나 국내 기업들에 대한 우려로 팔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의 1차 협상 결렬로 변동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중동 지역 휴전 합의와 삼성전자 실적 호조 영향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지만 협상 과정의 돌발 변수가 남아 있어 단기적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DB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조만간 일정 수준에서 정점을 형성할 여지가 있다며 반도체와 AI 관련 통신 업종 중심의 제한된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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