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가 2024~2025년 시총 상위 100대 기업 중 비교 가능한 90곳을 대상으로 이사회 안건과 의결 현황, 사외이사 활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사외이사의 안건 반대율(보류·기권 포함)은 0.5% 수준에 그쳤다. [사진=뉴시안]
[뉴시안= 이태영 기자]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반대 의견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에서 견제 기능이 작동한 사례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형식적 감시’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4~2025년 시총 상위 100대 기업 중 비교 가능한 90곳을 대상으로 이사회 안건과 의결 현황, 사외이사 활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사외이사의 안건 반대율(보류·기권 포함)은 0.5% 수준에 그쳤다.
전체 이사회 안건 3514건 가운데 부결 또는 보류된 안건은 단 13건(0.4%)에 불과했다. 사외이사 1명이라도 반대·보류·기권 의사를 표시한 안건 역시 32건(0.9%)에 그쳤다. 사실상 대부분 안건이 ‘무난히 통과’되는 구조다.
실제 사외이사 찬성률은 99.49%로 전년(99.46%)보다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전체 기업의 78.9%에 해당하는 71곳은 모든 안건에 100% 찬성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일부 기업에서는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 사외이사의 안건 찬성률은 93.4%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았다. 전년(96.7%) 대비 3.3%포인트 하락하며 견제 강도가 강화된 모습이다.
유한양행은 총 46건의 안건 가운데 자기주식 및 타법인 투자 관련 3건에 대해 사외이사 전원이 보류 결정을 내렸다. 2024년에도 유사한 투자 안건에 대해 전원 보류 사례가 있었다.
이어 고려아연(94.6%), 네이버(95.7%), HMM(96.3%)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고려아연은 이사 정보 제공 요구 안건에서 사외이사 9명 중 8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네이버와 HMM도 각각 자산 거래 및 복지기금 관련 안건에서 사외이사 전원이 보류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이 같은 사례는 일부에 그친다. 기업 10곳 중 8곳은 사외이사가 단 한 건의 반대 의견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한쪽에서는 “사외이사들이 실질적으로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필요한 경우 제동을 걸고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이사회가 여전히 경영진 안건을 추인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독립성·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이사회 안건 구성은 변화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사업·경영 관련 안건’ 비중은 37.3%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증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인사·보수(17.2%), 특수관계자 거래(16.7%), 자금(9.4%), 규정·정관(8.9%) 순이었다. 특히 규정·정관 안건은 증가한 반면 인사·보수 안건은 감소했다.
이는 이사회가 단순 승인 기구를 넘어 전략적 의사결정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안건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사외이사의 실질적 견제 기능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사회 안건 대부분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사외이사의 존재 이유인 경영 감시 기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형식적 독립성을 넘어 실질적 견제와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이사회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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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기자
정치·사회
묵묵히 오늘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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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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