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재 대거 영입...핵심 운영은 내부 고정
거버넌스 재편 속 ‘속도·안정’ 동시 확보 전략
박윤영 KT 대표.<KT>
박윤영 KT 대표가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자신의 경영 기조를 명확히 하고 있다. 기능별로 외부 전문가를 전면 배치하되, 핵심 운영 조직은 내부 승진으로 유지하는 구조를 통해 조직 안정성과 실행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취임 이후 핵심 보직을 중심으로 인사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임 김영섭 사장 체제 흔적을 지움과 동시에 기능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렬했다. 외부 전문가를 전진 배치함으로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보안·법무·홍보·재무 등 업무에 외부 인재를 대거 투입한 점이다. 정보보안실(CISO) 수장에는 금융결제원 출신 이상운 전무가 영입됐다. 이 전무는 30년 이상 금융 IT와 정보보호를 담당한 인물이다. 통신망과 결합된 보안 체계 고도화에 무게가 실린다.
법무실장에는 대검 공안기획관을 지낸 송규종 전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이 선임됐다. 규제 대응과 내부 통제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김창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안 프로젝트 매니저(PM)는 다음달 중순 KT 최고개인정보책임자로 합류할 예정이다.
대외 커뮤니케이션 기능 역시 강화됐다. 홍보실장에는 한국기자협회장 출신인 김동훈 전 한겨레신문 기자가 임명됐다. 일각에서는 최근 해킹 사고와 보안 취약성 논란, 지배구조를 둘러싼 이슈 등이 이어지면서 기업 평판 관리와 대외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이 한층 커진 점도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한다.
대신 AX(인공지능 전환) 조직은 박윤영 체제에 들어 전면에 부상했다. KT는 전략 수립과 기술 개발, 사업 수행으로 나뉘어 있던 기능을 통합해 AX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수장에 박상원 전 삼정KPMG 컨설팅 대표를 영입했다. 기술 조직이 아닌 사업 조직으로서 AI를 다루겠다는 신호다. AX 테크(Tech)본부장에는 삼성 SDS에 몸담았던 양재영 씨가, AX미래기술원장에는 LG AI연구원 출신 최정규 씨가 내정됐다. 여기에 네이버와 현대차, 한화생명 등을 거친 자연어처리 전문가 김준석 씨가 AX미래기술원 에이전틱 AI 랩장으로 합류했다.
외부 인재 수혈로 전략 추진력 강화, 내부 승진으로 운영 안정
IT와 네트워크 등 핵심 운영 조직은 내부 승진자 위주로 채웠다. KT 옥경화 부사장과 김영인 네트워크부문장이 대표적이다.
두 사람은 KT 내부에서 오랜 기간 몸담으며 기술과 운영을 두루 경험했다. 옥 부사장은 1992년 연구개발원으로 입사해 통신망 관리 시스템의 전산화와 자동화, 플랫폼 개발을 이끌며 운영 효율 개선을 주도해 왔다. 유무선 통신 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모두 경험하며 IT 조직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쌓았고, 최근까지 플랫폼과 운영 조직을 총괄해 왔다.
김 부사장은 2021년 네트워크전략본부장을 맡아 중장기 방향을 설계했고, 이후 지역 조직을 이끌며 현장 실행력을 검증받았다. 전략과 현장을 모두 거친 이력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품질과 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같은 인사는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축을 분리해 접근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AI와 B2B 등 신사업 영역에서는 외부 인재를 통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통신 인프라와 서비스 운영은 내부 경험이 축적된 조직을 중심으로 유지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구상이다.
AI로 대표되는 신사업은 기존 통신 사업과 성격이 다른 만큼 내부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시장 변화 속도 역시 빨라 기술과 사업 모델의 신속한 검증과 적용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외부 인재를 활용해 사업화 역량을 단기간에 확보하려는 전략이 힘을 받고 있다. 반대로 네트워크와 시스템 운영은 안정성과 연속성이 핵심인 영역으로, 검증된 내부 인력을 중심으로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인사는 거버넌스 개편에 맞춰 전략 기능을 재편한 사례”라며 “신사업과 본업을 분리해 관리하려는 구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직 변화 폭이 큰 만큼 성과 평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소 두 분기 이상은 지켜봐야 실제 효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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