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젊은 중진, 학생맞춤지원조례 전국 최초 발의
기초의회 거쳐 상임위원장…원도심·신도시 격차 해소 총력
출처 : 인천시의회
이용창(46)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의 가방에는 늘 낡은 노트 한 권이 들어 있다. 제7대 서구의회 의원 시절부터 수기로 작성해 온 ‘민원노트’다. 접수일, 처리 과정, 결과, 담당 공무원까지 빼곡히 적힌 이 노트는 그의 의정 활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구의원 시절 1000건, 시의원 임기 중 1000건. 10년 넘게 그가 직접 발로 뛰며 해결한 민원만 2000건에 달한다.
노트는 낡았지만 정치는 낡지 않았다. 1979년생인 이 위원장은 기초의회를 거쳐 광역의회 상임위원장까지 오른 인천시의회 손꼽히는 젊은 중진이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인천석남서초등학교, 제물포중학교, 광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병장으로 만기 전역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30대 초반부터 지역 정치에 뛰어들었다.
민원노트. 출처 : 인천시의회
■ “주민과의 약속이 최우선입니다.”
이 위원장의 의정 철학은 단순명료하다. 지역 현안 앞에서는 여야도, 시장도 봐주지 않는다. 인천대로 일반도로화 사업 정상 추진과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를 두고 같은 당 소속 시장을 시정질문에서 공개 질타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잘못된 행정은 과감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말한다. 권위보다 실행, 관행보다 변화를 앞세우는 그의 스타일이다.
■ “경제적 이유로 아이들이 꿈 펼칠 수 없어서는 안 돼”
제9대 인천시의회 후반기 교육위원장을 맡으면서 이 위원장이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교육 격차였다. 원도심과 신도시 사이에 벌어진 간극이 학력뿐 아니라 학교시설, 교육 프로그램, 진학률 등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숫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인천시교육청의 ‘2024학년도 지역별 특목고·자사고 진학률’ 자료에 따르면 특목고·자사고에 진학한 인천 학생 1179명 중 648명(55%)이 송도·영종·청라국제도시 거주자였다. 원도심 학생들은 출발선부터 뒤처지고 있는 셈이다.
이 위원장은 “사교육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경제적 이유로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없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정활동 모습. 출처 : 인천시의회
■ 17개 시·도 최초 ‘학생맞춤통합지원조례’ 발의
말에 그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학생맞춤통합지원조례’를 대표 발의했다. 복합 위기에 놓인 학생들이 사전 예방부터 상담, 전문의 치료까지 한 번에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는 “정서적 위기나 학업 부진을 겪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별 특성에 맞는 지원을 해야 한다”며 “제때 손을 내밀지 못하면 교육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원도심 학교 시설 노후화 문제에도 발 벗고 나섰다. 관련 예산 확보에 힘을 쏟는 한편 교육 인력 지원 확대를 이끌어내며 열악한 환경 개선에 매달리고 있다.
■ 교권 보호·AI 디지털교과서에도 목소리
교육위원장으로서 그의 관심은 학생에만 머물지 않는다. 교권 보호와 교원 복지 문제에도 적극 개입하고 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 잇따른 강력 사건이 터지면서 교원 정신건강과 근무 환경 개선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이 위원장은 “교권 보호 조례와 지원책 마련을 위해 시교육청과 긴밀히 논의 중”이라며 “교원들의 정신건강 실태부터 파악하고 치료·상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에도 열린 자세를 보인다. 다만 교육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AI 디지털교과서를 두고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인천 내 신청률이 저조한 것에 대해 “제도적 준비 없이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며 “교사 연수와 학부모 홍보가 먼저”라고 조언했다. 새것을 받아들이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지역 현장 의정 활동 모습. 출처 : 인천시의회
■ 원도심 전담기관부터 난임·청년 조례까지…“고향 바꾸겠다”
현장을 누비는 그의 스타일은 건설교통위원회 부위원장 시절에도 빛을 발했다. 원도심 관련 사업이 부서별로 흩어져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문제를 포착한 그는 286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전담 TF팀 구성을 공론화했다. 결국 인천시가 원도심 전담기관을 신설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도시공사 상임감사 비위를 지적해 법적 조치까지 이끌어낸 것도 같은 시기다.
입법 활동의 폭도 넓다. 저출산 시대 출산 장려를 위한 난임치료지원 조례, 청년 기업인을 돕는 청년기업지원 조례, 장애인 학생과 교사의 복지 증진을 위한 조례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의제 설정은 40대 정치인다운 감각이다.
국민의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 직무대행을 겸했던 이 위원장은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시의원 한 명이 수십 년 정체된 원도심을 단번에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2000건의 민원을 해결해 왔듯 수천 번의 노력으로 주민과의 약속을 하나하나 지켜가겠습니다. 제 고향 가좌·석남동을 반드시 변화시키겠습니다.”
그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할 만큼 개인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한 사람 힘으로 제도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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