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세출 절감'-의회 '복지 사수'
핵심사업 복원, 국감 앞두고 합의
내년도 본 예산 갈등 불씨 '여전'
경기도청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산후조리비 지원과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원 등 핵심 민생 예산 200억원을 되살리는 데 합의했다.
세수 부족에 따른 경기도의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과 도의회의 '필수 민생예산 사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며 한 달 가깝게 이어졌던 파행 국면이 파국 직전에 마침내 종식됐다.
12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이날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경기도가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210여억 원가량 증액·복원한 수정안으로 최종 가결했다.
이번 원포인트 본회의는 당초 도가 제출한 5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안을 두고 집행부와 의회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처리 예정일(9월 18일)을 넘겨 10월 중순까지 밀린 끝에 성사됐다.
앞서 도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취득세 급감과 재정난을 이유로 “추가적인 예산 복원은 절대 불가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면 도의회는 산후조리비나 생리대 지원 등이 대폭 축소되거나 일몰 수순을 밟자 “도민의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위협하는 일방적 칼질”이라며 반발해 왔다.
갈등이 극에 달하자 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00억원 규모의 자체 복원 수정안을 작성해 12일 독자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도 역시 지방채 발행 및 내부 기금 차입 한계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추경 파행은 장기화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지방의회와의 파행 대립'에 부담을 느낀 도 집행부와 '민생 예산의 조속한 집행'을 바라는 도의회가 막판 조율에 들어가면서 결국 210여억원 수준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지원 중단 논란으로 비판을 산 사업 예산이 되살아났다. 산후조리비 지원 36억원, 이동지원센터 운영 지원 24억원, 야간연장 어린이집 운영 지원 5억원, 생리용품 보편 지원 19억원, 무인단속장비 정기검사 19억원 등이다.
합의안 타결 후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오랜 진통 끝에 집행부가 의회의 복원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마침내 추경안을 처리할 수 있었다”며 “늦게나마 도민을 위한 협치에 이른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추경 타결은 앞으로 펼쳐질 '2027년도 본예산' 심의의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가 세수 고갈을 타개하기 위해 각 실·국과 산하기관에 2025년 본예산 대비 사업비 최대 50%까지 깎아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추경에서 200억원을 복원하는 데도 한 달 가까운 극단적 갈등이 유발됐다”며 “국감 이후 본격화될 내년 본예산 국면에서 추미애 지사가 세제 개편 등 근본적 해법을 제시하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도의회와의 파행이 재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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