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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래의 산업 역군인가, 일자리 소멸 전조인가

한국은 배터리, 반도체, 액츄에이터 등 휴머노이드 로봇의 하드웨어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 1월 CES 2026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산하의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

미래의 산업 역군인가, 일자리 소멸 전조인가

현재 각 나라의 기업들이 피지컬AI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며, 특히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은 빅테크 기업들의 AI 역량과 소프트웨어 기술, 막대한 자본력 등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 치열하다…한국의 경쟁력은?

테슬라는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 3’를 2026년 상반기에 공개하고 올해 내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실제 도로주행 데이터를 학습한 완전 자율주행(FSD) 컴퓨터를 재구성해, 옵티머스3의 로봇 제어 시스템에 적용했다. 옵티머스3는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는 것이 특징이며,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가정용으로도 쓰일 것으로 보인다. 로봇 1대당 가격은 2만에서 3만 달러 수준으로 책정해, 인간 노동자의 1년 연봉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피지컬AI 생태계를 주도하는 기업은 미국의 엔비디아(NVIDIA)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16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코스모스(Cosmos) 3’를 공개했다. 로봇이 현실의 물리법칙과 시공간,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일어날 상황들을 예측해 가상의 영상으로 만들어 시뮬레이션하며 스스로 추론, 학습하는 기술을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orld Foundation Model)’이라고 한다(디지털 트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코스모스 3는 세계 최초로 합성세계 생성, 피지컬AI 추론, 행동 시뮬레이션을 통합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로, 피지컬AI가 복잡한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한다. 엔비디아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특화된 VLA 기반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 N.17’, 로봇이 현장에서 복잡한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엣지 AI 플랫폼 ‘엔비디아 IGX 토르(Thor)’도 선보였다.

중국은 강력한 제조 인프라와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공급망을 보유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 산업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도 풍부하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 특히 무료로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오픈소스’ 방식을 통해 피지컬AI 생태계를 확장하고 기술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피지컬AI에서 중요한 것은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학습하는 데이터인데, 오픈소스 방식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어 곳곳에 도입하면 수많은 시행착오와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이는 다시 피지컬AI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밑거름이 된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지난 2월 피지컬AI 전용 모델인 린브레인(LynnBrain)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린브레인은 실제 환경에서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돼, 시공간 기억과 물리세계 추론을 핵심 기능으로 탑재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중에서는 유니트리(Unitree)가 선보인 G1 모델이 눈에 띈다. 유니트리는 전 세계 연구소와 대학에 약 2,200만 원(1만6,000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G1을 공급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한국은 배터리, 반도체, 액츄에이터 등 휴머노이드 로봇의 하드웨어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 1월 CES 2026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산하의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아틀라스는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력으로 ‘제미나이 로보틱스’ AI 모델을 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지, 추론, 제어, 상호작용 능력을 가졌다. 360도로 회전하는 관절을 보유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다.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 손에는 촉각센서를 탑재했다. 영하 20도와 영상 40도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작동하며, 약 50kg의 중량물을 들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하고 작업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 아틀라스는 2028년까지 연 3만 대 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며, 미국 조지아주 자동차 공장에서 부품 분류와 조립 등의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LG전자는 가전 분야에서 쌓아온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가사 해방’을 필두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 ‘클로이드(CLOiD)’를 CES 2026에서 선보였다. 클로이드는 머리와 팔, 다섯 손가락을 가졌으며, 안정적인 작동을 위해 다리 대신 바퀴를 장착했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오븐에 빵을 넣으며,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고 식기를 정리하는 등의 가사 노동을 수행한다. LG전자는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인 ‘악시움(AXIUM)’도 선보였는데, 그간 가전사업에서 축적해 온 모터 설계 역량이 피지컬AI의 핵심 부품 개발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AI는 인간과 함께 협업하겠지만,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도 있다. 노동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미래의 산업 역군인가, 일자리 소멸 전조인가

피지컬AI는 수많은 기술이 결집되는 모델인 만큼, 산업 분야에서 거대한 변혁을 일으킬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정교한 로봇 손’을 구현하는 기술이 최대 관건으로 손꼽힌다. 인간이 하는 수많은 작업 대부분이 ‘손끝’에서 나오는 만큼, 로봇이 이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엉킨 낚싯줄 풀기, 운동화 리본 묶기, 어린이 머리 자르기, 고양이 목욕시키기 등 손가락을 섬세하고 능숙하게 움직여 정교한 결과물을 내는 것이 공학적으로 매우 어렵다. 이에 손가락을 움직이고 제어하는 액추에이터 기술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AI는 ‘일하는 AI’로 활약하며 고령화와 저출생에 따른 인력 공백을 메울 전망이다. 반복적인 작업이나 야간 시간대 근무는 물론, 인간이 꺼리는 힘든 일을 도맡거나 위험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피지컬AI는 이미 산업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하기 쉬운 물류 및 제조 현장에 먼저 도입되고, 상대적으로 예측이 어렵고 가격대가 관건이 될 수 있는 서비스 영역 및 일반 가정에는 추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가정용 로봇은 청소를 비롯한 가사 노동을 대신하고 돌봄 노동을 보조할 것이다. 중국의 로봇기업 푸리에(Fourier)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병원에서 재활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인 복지시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뒤 일반 가정으로 진입할 계획이다.

앞으로 피지컬AI가 점점 늘어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앞으로 이뤄질 변화에 발맞춰 우리 사회가 미리 고민하고 대비해야 할 점들이 많다.

피지컬AI는 인간과 함께 협업하겠지만,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도 있는 존재다. 노동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일부 노동자는 피지컬AI를 관리 감독하는 일을 맡겠지만 상당수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특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신입사원들의 구직 기회는 지금보다 더 좁아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교육을 통해 인력을 고도화하고 재배치하는 등 노동자와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 피지컬AI는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육성해야 하는 산업이고, 미국과 중국에 종속되지 않고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사회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며 충격이 생길 수 있으니, 이를 대비한 사회 안전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로봇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사람 간의 양극화도 어떻게 벌어질 것인지 미리 예측하고, 다각도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피지컬AI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사회 전반적인 교육도 준비해야 한다. 로봇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어린이나 노약자가 다치지 않도록 안전 숙지도 중요하다. 피지컬AI는 휴머노이드 로봇 형태로 가장 많이 구현될 예정인데, 인간은 자신과 닮은 존재를 의인화하고 몰입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로봇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거나, 반대로 감정이 없는 기계라며 학대하지 않도록 윤리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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