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즈호그룹의 파격 인사 혁신
일본의 대형 금융그룹인 미즈호 파이낸셜그룹이 전통적인 화이트칼라 직군인 영업·사무직 사원 수천 명을 인공지능(AI) 개발직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하는 파격적인 인사 혁신에 나선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활을 건 결단으로, 일본 기업 사회 전반의 일하는 방식에 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즈호 파이낸셜그룹은 다음 달부터 산하 은행과 증권사 사원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인 직무 전환을 시작한다. 이번 개편은 전 사원 5만 명을 대상으로 하며, 희망자를 우선 선발하되 관리직 경험이 있는 중견 사원을 포함해 세대와 관계없이 누구나 AI 개발직에 도전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었다. 미즈호는 이를 통해 10년 후 AI 개발직 전환 규모를 수천 명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AI 개발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직원들은 약 3개월간의 전문 교육을 거친 후, 사내 업무 효율화나 대고객 서비스에 직접 활용될 AI 시스템 개발을 맡게 된다. 과거에는 비전문가가 단기간의 교육으로 개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생성형 AI의 성능이 눈부시게 고도화되면서 짧은 교육만으로도 실무 투입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다.
미즈호가 이 같은 대규모 인력 재배치에 나선 배경에는 심각한 AI 인재난이 자리 잡고 있다. 인재 서비스 업체 레바테크의 조사에 따르면, AI 관련 분야의 전직 구인배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배를 넘어섰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 수요가 구직자보다 10배 이상 많아 외부 영입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결제, 융자, 자산운용 등 금융 전반에 AI 활용이 필수적이 된 현실에서, 외부 수혈 대신 내부 인력을 육성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 금융권에서는 AI 도입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또 다른 메가뱅크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이미 은행원과 협업하는 ‘AI 은행원’을 실용화해 현장에 투입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개발사 다이나트렉 등이 지방은행과 신용금고를 대상으로 고객의 출금·상담 이력 및 재무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수요를 발굴하는 AI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금융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즈호는 이번 인재 육성을 통해 향후 10년간 단순 사무직 업무를 최대 5000명분 가량 축소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은행원이라는 화이트칼라의 상징적 직군이 기술직으로 변모하는 이번 사례가 일본 기업들의 직무 구조 재편을 촉발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순 사무량이 감소함에 따라 사무직과 기술직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들이 개별 직무의 내용을 어떻게 재정의할지가 생존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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