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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케이블 채널 ESPN 창업자 빌 라스무센 별세

세계 최초 24시간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 ESPN을 아들과 함께 만든 빌 라스무센이 93세로 별세했다.

미국 케이블 채널 ESPN 창업자 빌 라스무센 별세

‘24시간 스포츠 방송 시대’ 연 개척자

세계 최초 24시간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 ESPN을 아들과 함께 만든 빌 라스무센이 93세로 별세했다.

ESPN은 19일 라스무센이 미국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파킨슨병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라스무센은 2019년 파킨슨병 투병 중임을 공개한 바 있다.

1932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라스무센은 디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럿거스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1962년 라디오 방송국에서 방송 일을 시작했고 TV 스포츠·뉴스 책임자와 경기 중계 캐스터 등으로 활동했다. 1974년 세계하키협회(WHA) 뉴잉글랜드 웨일러스 홍보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지만 1978년 일자리를 잃었다.

라스무센은 아들 스콧과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다. 1978년 두 사람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다 교통 체증에 갇혀 프로그램 편성을 논의하던 중 라스무센이 스포츠만 방송하는 채널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던졌다. 라스무센은 신용카드 한도를 소진해 마련한 9000달러로 통신위성 사용 공간을 확보했다. 당시 케이블 업계에서는 “24시간을 채울 만큼 스포츠가 어디 있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전환점은 석유회사 게티 오일의 투자였다. 게티 오일이 자금을 댔고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와 프로그램 계약도 성사됐다.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와 당시 케이블TV 사상 최대 규모 광고 계약도 맺었다.

ESPN은 1979년 9월7일 오후 7시 140만가구를 대상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비인기 종목과 대학 스포츠가 편성표를 채웠다. 1980년 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 초반 경기를 적극 중계하면서 전국적 관심을 끌었고 같은 해 미국프로풋볼(NFL) 드래프트 중계에도 뛰어들었으며 이후 NFL 경기와 대학풋볼, 미국프로농구(NBA) 등을 장악한 스포츠 미디어 제국이 됐다.

라스무센 부자는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던 대주주 게티 오일에 의해 개국 1년여 만에 일선에서 밀려났다. ESPN과 소원했던 라스무센은 1999년 개국 20주년을 계기로 회사와 관계를 회복했다. 2019년 ESPN 창립 40주년에는 미국 전역 기념행사에 참석했고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시구도 했다. 2025년에는 스포츠 방송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라스무센은 생전 “누군가 할 수 없다고 말하면 그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진다”며 “많은 사람이 24시간을 채울 만큼의 스포츠가 없다고 했지만 나는 그들이 틀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미 피타로 ESPN 회장은 “스포츠에만 전념하는 네트워크를 구상한 혁신가였다”며 “그의 열정과 노력, 기업가 정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ESPN도 없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1979년 ESPN 개국 3주 뒤 입사해 간판 앵커가 된 크리스 버먼은 “그는 우리의 조지 워싱턴이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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