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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와 삶]왜 모르실까?

문재인 정부 당시 취재 전화를 받은 일이 있다. 기자는 이런 내용을 물었다. 당시 정부는 최초로 청년기본법을 제정했고, 역대 가장 많은 청년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청년층의 국정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주 간단히 답할 수 있었다.

[문화와 삶]왜 모르실까?

문재인 정부 당시 취재 전화를 받은 일이 있다. 기자는 이런 내용을 물었다. 당시 정부는 최초로 청년기본법을 제정했고, 역대 가장 많은 청년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청년층의 국정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주 간단히 답할 수 있었다. 청년정책과 청년 지지율은 원래 큰 상관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만약 정치인이나 정책 결정자가 청년정책을 확충하여 젊은 층 유권자를 포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리다.

최근 정부는 ‘청년 예산 언박싱 2027’ 행사를 열고, 청년 1인당 출생부터 34세까지 최대 1억9582만원에 달하는 지원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선전했다. 다만 이는 정책PR을 위해 청년층에게 간접 지원되는 예산을 포함해 적극적으로 계산된 수치다. 개인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의 양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은 정도의 수준이다.

미디어에서 늘 확인할 수 있는 서울의 부동산 값이 2억원 상승하는 데는 채 몇주가 필요하지 않다. 꼭 내집마련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청년 개인의 삶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정부가 2억원을 주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내 삶에서 2억원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의 불안정성과 각종 투기와 사기 속에서 2억원을 허무하게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해결해야 할 근본이다. 청년의 정부와 정책 지지가 이들에게 큰 관심거리도 아닌 청년정책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중앙정부부터 지방정부까지, 또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다수의 정책 결정 단위에서 청년정책과 청년 지지율이라는 다른 문제를 늘 뒤섞어버린다. 청년정책의 발표와 청년 관련 행사가 꼭 청년층의 민심 이반이라는 사건 이후에 늘 부랴부랴 이루어진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노골적으로 말하든, 완곡하게 하든 청년정책을 발굴하라는 지시는 청년 유권자의 표심을 가성비 있게 움직일 방법을 찾으라는 속뜻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선거 캠프 실무자와 공무원은 이 속뜻을 기막히게 잘 이해한다. 그 결과 정책적 효과도 모호하고 정치적 효과도 없는, 그러나 더 많은 청년에게 국가가 무언가를 주는 것으로 광고가 가능한 시혜적 지출이 늘어난다.

두 가지 커다란 문제가 따라온다. 첫째, 이러한 ‘청년팔이’형 청년정책이 증가할수록 청년 지원의 사회적 공감대가 줄어들며, 청년이라는 단어와 실제 개인들이 사회적인 비호감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둘째, 미래사회 정책이고 고용 및 사회복지 정책이며 시민참여 정책이어야 할 청년정책이 표심 잡기 공약 만들기에 계속 잡아 먹히는 상황에서, 청년정책이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왜 그 정책의 추진에 합의했었는지를 망각하고 있다.

청년정치도 마찬가지다. 2010년대 후반 이루어진 관련 조사를 보면, 시민들은 청년 정치인 확대 필요성에 세대를 가리지 않고 과반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기득권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유권자의 요구·주문이었다. 주류 정치인들의 뜻에 맞는 청년 몇몇을 상징성 있는 자리에 내세우면 표를 주겠다는 뜻이 아니었지만, 정치는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오히려 청년의 정치 불신, 시민의 청년 불신을 키웠다.

이것은 이것, 저것은 저것이다. 어려운 문장일까? 왜 모르실까?

김선기 국립부경대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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