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황제의 ‘포효’
안세영이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2-0으로 꺾은 뒤 포효하고 있다. 이소희(사진 오른쪽)·백하나가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류성수·탄닝 조를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이치노미야|강윤중 선임기자
세계 3위 일 야마구치 상대로
49분 만에 2 대 0 압도적 완승
“긴장의 끈 안 놓고 최선 다해”
여자복식 이소희·백하나는
중국 꺾고 24년 만에 금메달
세계 랭킹 1위와 3위의 대결이었지만 최근 2년 늘 그랬듯 넘을 수 없는 벽이 너무 높았다. 안세영이 49분 만에 결승전을 끝내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역사상 첫 2연패를 이룬 선수가 됐다.
안세영은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를 게임 스코어 2-0(21-17 21-9)으로 꺾었다. 안세영은 “매 순간이 고비였다. 오늘도 정말 많이 고민하면서 공을 쳤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코트 바깥에서 보기에는 일방적인 승리였다. 안세영은 첫 게임을 21-17로 이겼다. 점수 차가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기량 차이는 확연했다. 안세영이 시종일관 야마구치를 몰아붙였다. 셔틀콕을 받아내려 한 손을 코트에 짚는 경우도 보기 어려웠다. 반면 야마구치는 코트 전후좌우로 몸을 날리며 안세영의 공세에 버텨야 했다.
첫 게임이 끝났을 때 이미 전체 승패가 갈린 듯했다. 안세영은 땀 한 번 닦지 않고 반대 코트로 향했다. 야마구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몇차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첫 게임 둘 간 체력 소모 차이는 그만큼 컸다. 두 번째 게임은 빠르게 끝났다. 21-9. 안세영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두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러나 3년 전 첫 우승과는 모든 것이 달랐다.
2023년 항저우 때만 해도 안세영은 절대강자가 아니었다. 결승에서 붙은 천위페이와는 당시까지도 상대전적에서 밀렸다. 안세영은 항저우 결승에서 처절하게 싸웠다. 첫 게임 도중 무릎을 다쳤다. 코트에 주저앉아 무릎을 감싸쥐었고, 절뚝이다시피 하며 수비했다. 그렇게 세 번째 게임까지 가는 혈투를 거쳐 안세영은 숙적을 이겼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안세영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펑펑 울었고 “승리만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털어놓았다.
그때 펑펑 쏟은 눈물, 3년이 지난 후에는 없었다. 아쉬운 표정도 거의 없었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예정표에 정해둔 것처럼 담담하게 승리를 따냈다. 안세영은 3년 전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해달라는 말에 “많이 달라졌다. 그런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 과정들이 고맙다”고 했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까지 이번 시즌 56승1패, 승률 98.2%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개인전 32강부터 결승까지 5경기를 치르며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부상 복귀 후 세계선수권, 중국마스터스를 거쳐 아시안게임까지 3개 대회 연속 퍼펙트 우승이다.
아시안게임을 2연패한 안세영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이미 제패했고, 세계 최상위 월드투어에서도 모조리 우승컵을 들었다. 4년 연속 올해의선수상 수상은 사실상 예약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여전히 우승을, 더 완벽한 승리를 원한다. 안세영은 “정말 힘들고 버티기 어려운 순간이 많지만, 그 과정 끝에 내 행복이 있었다”며 “그걸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채찍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 조는 여자 복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류성수-탄닝(중국) 조를 2-1(26-28 21-18 21-18)로 꺾었다. 2002년 부산 대회 라경민-이경원 조 이후 24년 만의 한국 여자 복식 금메달이다. 이소희는 “오늘은 120점짜리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고 백하나는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뛰다 보니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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