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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무엇 대신 ‘왜 먹는가’부터 물어라[북스&]

무엇을 먹어야 건강할까. 저탄수화물과 저지방 식단 중 어느 쪽이 맞을까. 단백질 보충제는 꼭 필요할까. 매일 쏟아지는 다이어트 정보와 ‘슈퍼푸드’ 예찬론 속에서 음식에 대한 선택은 오히려 어려워졌다.

무엇 대신 ‘왜 먹는가’부터 물어라[북스&]

무엇을 먹어야 건강할까. 저탄수화물과 저지방 식단 중 어느 쪽이 맞을까. 단백질 보충제는 꼭 필요할까. 매일 쏟아지는 다이어트 정보와 ‘슈퍼푸드’ 예찬론 속에서 음식에 대한 선택은 오히려 어려워졌다. ‘음식 지능’은 이런 혼란에 정답을 내놓는 대신 ‘우리가 왜 그렇게 먹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 케빈 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20여 년간 인간의 대사와 영양을 연구해온 과학자이며, 줄리아 벨루즈는 건강과 식품 문제를 취재해온 저널리스트다. 두 사람은 특정 식단이나 보조제를 권하지 않는다. 대신 영양과학이 밝혀낸 것과 아직 밝혀내지 못한 것을 구분하며 음식의 역사를 비롯해 대사, 비만, 당뇨병, 호르몬, 장내미생물, 초가공식품까지 폭넓게 파고든다.

책에서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서로 정반대인 식단도 건강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감자만 먹어 체중을 크게 감량한 사람과 고기와 물만 먹으며 건강을 유지한 사람이 등장한다. 이는 특정 영양소 하나가 만능이라는 통념보다 우리 몸의 대사 시스템이 생각보다 훨씬 유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책의 핵심은 개인의 식단이 아니다. 저자들은 비만과 만성질환을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초가공식품은 싸고 편리하며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다. 반면 신선한 식품은 상대적으로 비싸고 손질과 조리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실제로 초가공식품이 풍부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다는 실험 결과도 제시한다.

결국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는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식품의 가격과 접근성, 노동시간, 소득, 마케팅, 농업과 유통 시스템까지 식탁을 둘러싼 제반 환경이 선택을 만든다.

책은 ‘무엇을 먹어라’고 명령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넘쳐나는 영양 정보 앞에서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 기준을 제시한다. 개인의 건강을 넘어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까지 질문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다이어트서가 넘쳐나는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영양과학 입문서다. 2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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