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오디세이’ 홍보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5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는 8일까지 누적 관객수 137만6787명으로, 개봉 이후 3일 연속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뉴스1
영화관을 선택하는 관객들의 기준이 ‘어떤 영화를 볼 것인가’에서 ‘어디서, 어떻게 볼 것인가’로 넓어지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IMAX·4DX·돌비 시네마처럼 집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경험을 찾아 극장에 가는 소비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영화 사상 최초로 전체를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IMAX 상영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원하는 상영관의 표를 구하기 위해 다른 지역까지 이동하는 ‘원정 관람’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 트렌드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Sometrend)가 11일 공개한 최근 1년간 극장 관련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극장에 대한 관심과 담론이 증가한 가운데 IMAX·4DX·리클라이너 등 ‘특별관’과 ‘N차 관람’을 중심으로 한 소비 패턴이 두드러졌다.
영화 담론에서 ‘상영관 포맷’ 언급량 폭발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 커뮤니티 내 극장 관련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개인의 관람 경험과 인증샷 공유가 활발한 인스타그램에서는 언급량이 55% 증가했으며, 영화 팬들이 몰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27% 늘어났다.
이러한 언급량 증가의 중심에는 ‘상영관 포맷’이 자리 잡고 있다. 극장 관련 주요 연관어 상위권에는 리클라이너 좌석과 4DX, IMAX, 돌비 시네마 등 프리미엄 상영관과 고품질 음향·영상 경험을 제공하는 특별관 관련 키워드가 대거 포함됐다.
영화를 보는 행위 자체보다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대형 화면과 사운드, 움직이는 좌석 등 시청각·공간적 경험에 돈을 쓰는 관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이 영화 ‘오디세이’ 홍보물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뉴스1
‘N차 관람’ 42% 급증… 같은 영화, 다른 관에서 즐긴다
같은 작품을 여러 번 감상하는 ‘N차 관람’ 관련 담론도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특히 한 작품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해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일반관에서 관람한 뒤 IMAX나 4DX, 돌비 시네마 등 다른 포맷으로 다시 보는 소비 행태가 나타났다. 같은 영화라도 스크린 크기와 화면비, 음향, 진동·특수효과 등에 따라 관람 경험이 달라진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극장 입장에서는 관객 한 명이 같은 영화를 여러 번 소비하게 만드는 새로운 수요가 생긴 셈이다. OTT 확산 이후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어떤 영화를 상영하느냐’뿐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보여주느냐’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OTT는 대체재 아닌 ‘선행 경험’…극장만의 몰입감 찾는다
OTT와 극장의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썸트렌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OTT가 극장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일부 관객에게는 극장 관람에 앞선 ‘선행 경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TT를 통해 감독이나 배우의 전작 또는 관련 장르 콘텐츠를 미리 접한 뒤 관심이 생긴 작품은 대형 스크린과 사운드를 갖춘 극장에서 관람하는 식이다. 집에서 편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험과 극장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얻는 프리미엄 경험이 점차 구분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6.8.9/뉴스1
극장업계도 특별관 경쟁에 힘을 싣고 있다. 일반 상영관을 리클라이너 전용관으로 바꾸거나 IMAX·4DX 등 프리미엄 대형 포맷(PLF)을 확대하며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이유가 단지 영화 타이틀 하나에 그치지 않고, 공간이 주는 경험 전체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극장가의 성패는 얼마나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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