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무료는 FAST, 유료는 OTT' 미디어 판 바뀐다..."K-FAST 서둘러야"

삼성전자의 '삼성 TV 플러스'는 글로벌 FAST 시장에서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수억 대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유료방송 중심 구조와 정책...

'무료는 FAST, 유료는 OTT' 미디어 판 바뀐다..."K-FAST 서둘러야"

'무료는 FAST, 유료는 OTT' 미디어 판 바뀐다..."K-FAST 서둘러야"

"지금 시기 놓치면 넷플릭스 때처럼 기회 잃을 수 있어"

삼성·LG 스마트 TV로 글로벌 인프라 경쟁력 이미 확보

이인애

기자

2026-04-21 17:23:17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OTT 시대, FAST의 등장과 미디어 시장 변화 전망·정책 제언' 세미나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이인애 기자

무료는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유료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이어지는 '이중 구조'가 미디어 소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국내에서는 정책과 산업 전략이 뒤따르지 못할 경우, 과거 OTT 시장처럼 글로벌 플랫폼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정섭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OTT 시대, FAST의 등장과 미디어 시장 변화 전망·정책 제언' 세미나에서 "일반 콘텐츠는 FAST로 무료 소비하고, 프리미엄 콘텐츠는 OTT로 유료 구독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넷플릭스 초기 진입 때처럼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FAST 육성책을 구체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FAST는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TV처럼 편성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기존 OTT와 달리 구독료 부담이 없고, 채널 기반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전통 방송과 디지털 플랫폼의 중간 형태로 평가된다.

시장 구조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김 교수는 "국내 OTT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라며 "이용자 이탈 대응, 데이터 기반 광고, 콘텐츠 재활용, 유통 확장성 측면에서 FAST는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필요한 매체"라고 설명했다. OTT가 고비용·고위험 구조라면, FAST는 다중 유통을 통한 안정적 수익 모델이라는 점에서 산업 내 역할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업계와 학계는 FAST를 단순한 무료 콘텐츠 서비스가 아닌 산업 인프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예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박사는 "FAST는 콘텐츠·광고·커머스·데이터가 결합된 유통 플랫폼"이라며 "삼성과 LG라는 글로벌 디바이스 경쟁력을 가진 한국에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스마트TV는 장기간 사용되는 특성상 제조사가 이용자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어, 기존 방송이나 IPTV를 거치지 않는 새로운 플랫폼 권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FAST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삼성 TV 플러스'는 글로벌 FAST 시장에서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수억 대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유료방송 중심 구조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FAST 영향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콘텐츠 유통 구조의 한계도 지적된다. 콘텐츠 자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이를 담아낼 채널과 유통 전략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FAST는 채널 기반 구조를 통해 이용자의 콘텐츠 발견을 유도할 수 있어, 적절한 채널 구성만 이뤄지면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확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OTT와 차별화된다.

기술적 기반은 이미 상당 부분 갖춰졌다. FAST 플랫폼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콘텐츠 메타데이터를 자동 생성하고, 다국어 번역과 더빙을 지원하며, 영상 장면 분석을 통해 맞춤형 광고를 송출하는 방식이 상용화되고 있다. 실시간 시청 데이터 축적을 통해 광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도 마련돼 있다. 이는 FAST가 단순 유통 채널을 넘어 데이터 기반 광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정책 환경은 여전히 걸림돌로 꼽힌다. 현재 FAST 관련 정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분산돼 추진되고 있으며, 통합 논의 기구로 예고됐던 '미디어발전 민관협의회'도 출범이 지연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과거 OTT 정책 혼선이 국내 사업자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사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콘텐츠 수급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FAST의 수익모델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사들이 선뜻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초기에는 과거 콘텐츠 중심으로 채널이 구성되는 한계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작비 지원과 유통을 연계하는 인센티브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FAST 채널을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김정은 케이투엔티 대표는 "미국에 있는 수많은 FAST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FAST 플랫폼에 K-콘텐츠가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며 "FAST 운영을 하고 송출을 하는 비용을 감내하기도 어려운데 미국에서 채널을 홍보까지 하려면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허들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사업자와 방송사가 이제는 글로벌에 진출하지 않으면 안되는 마지막 시점인 한계점에 도달해 있는 상황"이라며 "개별 사업자에 지원하는 정책보다는 K-콘텐츠 채널을 번들링해서 마케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은 OTT와 FAST가 결합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OTT 중심 사업자가 FAST를 확장하는 모델, FAST 플랫폼이 일부 OTT를 결합하는 모델, 두 구조를 동시에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모델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이러한 복합 전략을 병행하고 있으며, 국내 역시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대안으로는 FAST를 광고·커머스·수출 전략과 결합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K뷰티, K푸드, 관광, 의료 등 다양한 산업과 콘텐츠를 연계해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FAST와 커머스, 게임을 결합해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장기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FAST를 OTT의 보완재가 아닌 독립된 산업 축으로 설정하고, 부처 간 정책을 통합할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K콘텐츠 패키지 전략과 이용자 데이터 활용에 대한 신뢰 확보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인애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