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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무등일보 '임동 방직공장' 기획보도, 일제전쟁유적 전국대회서 조명

일제강점기 광주 임동 방직공장에서 벌어진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착취와 강제동원 역사를 조명하기 위해 본보가 지난달부터 이어온 기획보도 가 전국 단위 역사 연구·시민사회 행사에서 주목받고 있다.

여성노동자 강제동원 역사, 전시로 공유

전국·일본 연구자들, 역사 보존 공감대

"전쟁유적은 일본의 책임 보여주는 증거"

지역 언론 기록, 역사 공론장으로 확장

"유적 보존·연구에 지자체 지원 필요"

지난 17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 4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일제전쟁유적네트워크 2026 제2회 전국대회’에서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박찬 기자

일제강점기 광주 임동 방직공장에서 벌어진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착취와 강제동원 역사를 조명하기 위해 본보가 지난달부터 이어온 기획보도 가 전국 단위 역사 연구·시민사회 행사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역 언론의 연속 보도가 잊힌 역사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고, 전쟁유적을 기억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 4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일제전쟁유적네트워크 2026 제2회 전국대회’에서는 본보의 임동 방직공장 기획보도를 소개하는 패널 전시가 마련됐다. 전남광주는 물론 전국 각지, 일본에서 온 연구자와 시민들이 전시를 통해 일제강점기 지역 산업과 여성노동의 역사를 공유했다.

지난 17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 4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일제전쟁유적네트워크 2026 제2회 전국대회’에서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박찬 기자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목포대 대학원 사학과 재학생 김현민(25)씨는 “일제 잔재와 유적이 생각보다 많이 곳곳에 남아 있다고 느꼈다”며 “목포 역시 일제강점기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도시인데, 광주에는 이런 영향이 미쳤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이재갑 이재갑사진연구실 대표는 전국에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건축물과 전쟁유적을 기록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관련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과거의 역사는 누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유적을 조사하고 기록하는 작업은 정치·시민사회적 논리를 넘어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라며 “국가가 충분히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민사회와 연구자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자의 작업이 논문으로만 끝나면 사회적으로 확장되기 어렵다”며 “연구자와 시민사회, 정치권이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협의하고, 역사·문화적 자산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행사에서는 일본인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 온 아키라 이와와키(65)씨는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제1회 심포지엄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올해도 행사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와와키씨는 “한국에도 많은 전쟁유적이 남아 있다. 그 유적은 일본의 과제이자 책임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런 심포지엄을 일본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려 일본의 식민지배 책임과 역사적 과오를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받은 본보의 기획보도는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부지에 남겨진 여성노동자들의 역사를 추적하는 연속 기획이다. 해당 보도는 일제강점기 종연방적 임동공장의 설립 과정과 식민지 산업화, 어린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착취, 공장 건축물의 소멸과 산업유산 보존 문제 등을 다룬다.

지난 17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 4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일제전쟁유적네트워크 2026 제2회 전국대회’에 참석한 목포대 대학원 사학과 재학생 김현민(25)씨가 이곳에 전시된 무등일보 기획보도 ‘광복 81주년 기획:임동 방직공장, 기억을 잣다’를 감상하고 있다. 박찬 기자

1935년 문을 연 종연방적 임동공장은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방직공장으로 성장했지만, 그 이면에는 어린 여성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과 감시, 열악한 생활환경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 공간이지만, 91년의 역사를 간직한 공장 건축물 상당수는 사라졌고 현재는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본보는 공장 설립 당시의 토지 수용과 일본 자본의 진출, 지역 산업구조의 변화 등을 사료와 현장 취재를 통해 짚으며 임동 방직공장의 역사를 단순한 산업화의 성과가 아닌 식민지 수탈과 여성노동의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개발로 물리적 공간이 사라지더라도 그곳에서 일했던 여성들의 기억과 노동의 역사는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지역에 남은 강제동원 현장과 전쟁유적을 역사교육의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시민단체가 2017년부터 여러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전문적인 조사와 연구를 지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광주특별시가 예산을 반영해 연구 기반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면서 “역사 현장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큰 틀의 논의도 필요하다. 개발 과정에서 훼손될 우려가 있는 유적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시민과 학생들에게 어떤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제공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는 일제전쟁유적네트워크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한일민족문제학회, 군산대학교 인문도시센터 등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활동과 서남부 일본군 시설, 일제 말기 대전지역 전황과 전쟁유적, 부산 전쟁유산의 공간적 연속성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18일에는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과 5·18 역사공원 일대 등을 찾아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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