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및 관계자들이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모두의 창업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중소벤처기업부의 대국민 창업 프로젝트 ‘모두의 창업’ 접수가 오는 15일 오후 4시 마감된다. 지난 3월 26일 시작된 접수에는 현재까지 전국에서 4만 3647개의 아이디어가 몰렸다. 앞서 신속 심사를 통해 호남권 도전자 22명이 먼저 이름을 올리면서, 정식 평가 이후 지역에서 배출될 예비 창업가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14일 중기부에 따르면, 앞서 진행된 1기 1라운드 신속 심사에서는 전국에서 모두 130명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호남권은 22명으로 전체의 16.9%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영남권이 각각 36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청권 30명, 호남권 22명, 강원 4명, 제주 2명 순이었다.
중기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창업’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업이다.
일반·기술트랙 4000명, 로컬트랙 1000명 등 총 5000명 규모로 시작하는 대규모 창업 지원 프로젝트로 단순 공모전이 아닌 멘토링과 보육, 시제품 제작, 사업화 지원까지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지역 창업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 단계까지 진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기존 창업지원사업처럼 여러 쪽 분량의 사업계획서와 각종 증빙서류를 요구하기보다,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첫 단계에서는 ‘거창한 사업계획’보다 생활 속 문제 의식과 해결 아이디어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플랫폼에 공개된 1기 1라운드 신속 심사 진출자들의 아이디어를 보면 반려견, 육아, 고령화, 보이스피싱, 지역 농산물 유통, 뷰티관광, 펫테크, 생활 의류 등 일상과 지역 문제를 기반으로 한 제안들이 두드러진다.
호남권과 연결해 눈길을 끄는 아이디어도 적지 않다. 한 도전자는 “반려견의 체질, 건강, 특성에 맞춰 호남 청정 원물 간식을 큐레이션하고, 여행지 도착 전 키트를 선배치하는 반려견 동반 여행 서비스”를 제안했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 수요와 호남지역 청정 먹거리 자원을 결합한 아이디어다.
광주의 도시 이미지를 활용한 제안도 나왔다. 한 도전자는 “광주의 가장 큰 강점은 맛과 멋의 도시”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웨딩의 거리를 기반으로 광주를 뷰티콘텐츠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고령화와 사회문제를 겨냥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실버세대 치매 예방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부모 세대를 보이스피싱 피해로부터 지키기 위해 ‘착한 거짓말’ 형태로 보이스피싱 상황을 미리 겪어보는 훈련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고령층의 안전과 돌봄, 금융 범죄 예방 문제를 창업 아이템으로 풀어내려는 시도다.
육아와 가족 생활을 겨냥한 생활밀착형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출산 후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육아용품을 빌려 쓸 수 있도록 하는 ‘육아 라이프사이클 렌탈 플랫폼’, 광고와 체험단 리뷰가 넘치는 시대에 실제 사용자 경험을 모으는 후기 플랫폼 ‘1인의 후기’ 등이 제안됐다.
기술 기반 아이디어도 다양했다. 반려동물의 정밀진단과 표적치료를 위한 통합 AI 플랫폼, 노후 상수도관의 진단·세척·소독을 한 번에 해결하는 스마트 자동화 시스템, 일상복에서 레인재킷으로 전환되는 모듈형 레인웨어 등도 공개됐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자동화 기술을 일상 문제 해결에 접목하려는 흐름이 반영된 셈이다.
앞서 중기부가 발표한 신속 심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됐다. 첫 합격자 130명 가운데 일반·기술 분야는 102명, 로컬 분야는 28명이었다. 창업 아이디어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겠다고 밝힌 도전자는 44명으로 전체의 33.8%를 차지했다. 39세 이하 청년층은 83명으로 63.8%, 비수도권 보육기관 신청자는 94명으로 72.3%에 달했다.
지역 창업 관점에서는 비수도권 비중이 높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동안 창업 인프라와 투자, 인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가운데, ‘모두의 창업’ 신속 심사에서는 비수도권 도전자들이 다수 선정됐다. 로컬 분야에서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심사한 ‘문학과 전통주를 결합한 로컬 복합문화공간 구축’ 아이디어도 신속 심사를 통과했다. 지역 독립서점과 양조장을 연결해 로컬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과 생활공간을 창업 아이템으로 확장한 사례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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