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지난 2월에도 韓에 ‘러브콜’
TSMC급 초미세 공정 인력 유출 우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체 인공지능(AI) 칩 생산을 위해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속속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TSMC를 비롯한 국내·외 대형 반도체 핵심 인재를 빨아들일 블랙홀이 될 지 주목된다.
특히 테슬라가 지목한 영입 조건에 언급한 핀펫(FinFET), 게이트 올어라운드(GAA) 등은 삼성이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24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테슬라가 테라팹 관련 계획을 발표한 이후 공식 채용 사이트를 통해 대만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를 찾는다는 메시지를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TSMC 등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인력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다른 주요 반도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테라팹 프로젝트에 약 200억~250억 달러(약 30조~37조 원)를 투입해 2㎚(나노미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테슬라가 스카우트하려는 인재는 학사 이상 학위를 보유하고 TSMC 등 일류 대형 반도체 업체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고급 공정 엔지니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지원 조건에 핀펫, GAA 나노시트 트랜지스터, 웨이퍼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에 익숙하고, 첨단 공정 노드의 양산과 수율 향상, 첨단 패키징, 외부 공급망 협업 경험이 있는 인력 등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오스틴에서 열린 행사에서 “테라팹을 건설하지 않으면 필요한 만큼의 칩을 확보할 수 없다”며 “미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자체 생산 시설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이러한 고급 인력을 확보할 경우,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에서도 일부 핵심 인력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은 TSMC와 함께 초미세 공정 경쟁력을 갖춘 ‘유이’한 업체인 만큼, 테라팹이 본격 가동될 경우 일부 핵심 인재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월에도 머스크 CEO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한국 반도체 인력을 모집하는 채용 공고를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그는 테슬라코리아의 AI 칩 디자인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공유하며 태극기 이모티콘을 게시하고, “한국에 거주하며 칩 디자인, 팹,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테슬라에 지원하라”고 밝혔다.
테슬라코리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량 생산 AI 칩 개발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한국 반도체 인력 확보를 통해 AI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삼성전자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AI 칩인 A16을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설계 역량까지 갖춘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이에 따라 빅테크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설계·제조 역량을 가진 한국의 고급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엔비디아, 구글, 브로드컴 등 미국 기업들도 HBM 엔지니어 채용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I·반도체 투자 확대와 테라팹 프로젝트가 맞물리면서, 한국 엔지니어를 향한 빅테크의 러브콜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기본 억대 연봉과 주식 보상 등 경쟁력 있는 조건을 내세우며 핵심 인력 유출 방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론마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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