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합창단 한자리에…맑은 화음으로 전하는 희망
의류수거함에서 시작된 만남…음악으로 피어나는 위로
지역 성악가·연주자가 주축…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한여름의 끝자락, 노래와 이야기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공연이 대전 무대를 채운다. 맑은 목소리의 청소년들이 서로 다른 화음을 하나로 모으고, 버려진 옷이 쌓이는 의류수거함에서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발견하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모차르트의 유쾌한 소동극은 대전 지역 예술인들의 목소리와 연주로 새롭게 펼쳐진다. 장르와 이야기는 제각각이지만 무대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서로의 마음을 나눈다는 점은 같다. 청소년 합창부터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창작뮤지컬,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모은 콘서트 오페라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세 공연을 만나본다.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이 오는 22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기획연주회 '청소년합창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사진은 공연 포스터.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제공
◇맑은 목소리로 하나 되는 무대…청소년합창페스티벌
청소년들의 순수한 화음이 한여름 대전을 물들인다.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이 오는 22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기획연주회 '청소년합창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대전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대전MBC소년소녀합창단, 전남광주통합특별시립소년소녀합창단 등 지역과 타 지역을 대표하는 청소년 합창단이 한자리에 모여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의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네 개 합창단이 각자의 개성을 담은 무대를 펼친 뒤 마지막 연합합창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완성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합창단은 오랜 시간 쌓아온 음악적 역량과 자신들만의 색채를 담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합창이 지닌 다양한 매력을 들려줄 예정이다.
대전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은 라틴어 성가를 비롯한 종교음악과 영화음악을 아우르는 무대를 준비했다. 대전MBC소년소녀합창단은 클래식과 동요, 창작곡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 특유의 맑고 밝은 음색을 전한다. 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풍부한 연주 경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화음을 선보이며,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은 창단 이후 쌓아온 탄탄한 기량으로 다양한 클래식 합창곡과 대중적인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대전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은 '예루살렘 루미노사(Jerusalem Luminosa)', '주빌라테 데오(Jubilate Deo)', 영화 영웅의 삽입곡 '영웅'을 선보인다. 대전MBC소년소녀합창단은 '돌밭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뭉게구름'을 노래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이터널 라이트(Eternal Light)', '진달래꽃', '촛불하나'를 준비했으며,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은 'K 애니메이션 메들리', '사랑은 비를 타고', 영화 겨레비안 해적을 모티브로 한 편곡 작품 등을 들려준다. 공연의 마지막은 네 합창단이 함께하는 연합합창 '우리의 꿈'으로 장식해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1982년 창단한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은 국내외 음악제를 비롯해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세계합창심포지엄 등 다양한 국제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이번 청소년합창페스티벌 역시 지역을 대표하는 청소년 합창단과 교류하며 미래 세대 음악인들의 성장과 화합을 응원하는 무대로 마련된다. 공연은 약 70분간 진행되며 전석 5000원이다.
뮤지컬 '오즈의 의류수거함'이 오는 22일 오후 3시 대덕문예회관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공연 포스터. 대덕문화원 제공
뮤지컬 '오즈의 의류수거함'이 오는 22일 오후 3시 대덕문예회관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지난 공연 모습. 대덕문화원 제공
뮤지컬 '오즈의 의류수거함'이 오는 22일 오후 3시 대덕문예회관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지난 공연 모습. 대덕문화원 제공
◇버려진 옷에서 피어난 희망…'오즈의 의류수거함'
버려진 옷이 모이는 의류수거함이 사람들의 상처를 이어주는 공간으로 변한다. 뮤지컬 '오즈의 의류수거함'이 오는 22일 오후 3시 대덕문예회관 무대에 오른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제3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인 유영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 2022년 초연 이후 꾸준히 재공연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아온 창작뮤지컬로, 외로움 속에서 만난 사람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외국어고등학교 입시에 실패한 뒤 호주로 떠나고 싶어 하는 여고생 '도로시'가 있다. 그는 밤마다 의류수거함에서 헌옷을 꺼내며 거리의 이웃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는다. 그러던 어느 날 수거함 속에서 발견한 일기장의 주인 '195'를 만나게 되고, 모든 준비를 끝냈다는 그의 결심을 되돌리기 위한 '리본(Re-born)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서로 다른 아픔을 품은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과정은 웃음과 감동을 오가며 관객에게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작품은 의류수거함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매개로 관계와 치유의 의미를 풀어낸다. 원작 소설이 전하는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그것이 자기를 치료하고 타인도 구원한다'는 메시지를 무대 위에서 음악과 연기로 더욱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넘버와 탄탄한 서사가 어우러져 초연 이후 매회 관객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원작이 지닌 따뜻한 정서를 무대 특유의 라이브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로 확장해 관객들에게 더욱 깊은 공감과 몰입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은 대덕문화원과 (사)마당극패우금치, 극단지우, 아트컴퍼니행복자가 함께 마련했다. 공연장을 나서는 순간까지 '혼자가 아니다'라는 위로를 전하는 힐링 뮤지컬로, 가족과 친구, 연인 누구와 함께해도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예술의전당이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과 29일 오후 3시 앙상블홀에서 대표 브랜드 '시그니처 대전'의 2026년 세 번째 프로그램인 콘서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선보인다. 사진은 공연 포스터.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대전 예술가들이 완성하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모차르트의 대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대전 지역 예술인들의 손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과 29일 오후 3시 앙상블홀에서 대표 브랜드 '시그니처 대전'의 2026년 세 번째 프로그램인 콘서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선보인다. 지역 신진 성악가와 관현악 연주자들이 중심이 돼 대작 오페라를 완성하는 무대로, 화려한 무대 장치보다 음악과 연기, 아리아와 중창의 매력에 집중하는 콘서트 오페라 형식을 통해 작품의 유쾌함과 섬세한 앙상블을 보다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피가로의 결혼'은 18세기 스페인 알마비바 백작의 영지를 배경으로, 결혼을 앞둔 피가로와 수잔나가 백작의 방해를 피해 사랑과 결혼을 지켜내는 과정을 그린다. 수잔나를 탐내는 백작과 이를 막으려는 피가로, 남편의 사랑을 잃은 백작부인, 철부지 시종 케루비노 등이 얽히며 오해와 변장, 계략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특히 밤의 정원에서 수잔나와 백작부인이 서로의 옷을 바꿔 입고 백작을 골려주는 마지막 장면까지, 신분과 욕망, 사랑을 둘러싼 인간 군상이 빠른 호흡으로 펼쳐진다. 결국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백작이 용서를 구하고 피가로와 수잔나의 결혼이 성사되며 유쾌한 해피엔딩을 맞는다.
무대의 중심에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지역 성악가들이 선다. 피가로 역에는 바리톤 곽현근, 수잔나 역에는 소프라노 맹가연이 나서며 알마비바 백작 역 김광현, 백작부인 역 이은정, 케루비노 역 조예진, 마르첼리나 역 변정란, 바르톨로 역 이두영, 바질리오 역 장경환, 바르바리나 역 양하영 등이 함께한다. 지휘는 김광현, 연출은 윤상호가 맡고 음악코치 윤현정, 조연출 정희주가 제작진으로 참여한다. 연주는 지역 관현악 연주자들로 꾸려진 시그니처대전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이번 공연은 유명 레퍼토리를 재현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 예술인들이 제작과 연주의 중심에 선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신진 성악가를 발굴하고 지역 연주자들이 함께 호흡하며 하나의 오페라를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대전 공연예술계의 자생적인 제작 역량을 보여주는 자리다. 익숙한 모차르트의 명작이 대전 예술가들의 젊은 감각과 만나 어떤 새로운 생동감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