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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만화경] 구청장실 ‘닥공 현황판’

이달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김현기 강남구청장의 집무실은 요즘 부동산 전자 현황판 설치가 진행 중이다. ‘부동산 1번지’로 꼽히는 강남구의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추진 상황을 터치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만화경] 구청장실 ‘닥공 현황판’

한영일

논설위원

이달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김현기 강남구청장의 집무실은 요즘 부동산 전자 현황판 설치가 진행 중이다. ‘부동산 1번지’로 꼽히는 강남구의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추진 상황을 터치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김 구청장의 취임 직후 첫 결재도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 프로젝트’였다. 관내에서 추진 중인 103개 정비사업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는 취지다. 류삼영 동작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 촉진’을 취임 후 ‘1호 결재’로 처리했다. 구에서 진행되는 90여 개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용산·송파·광진 등 다른 많은 자치단체장들도 주거정비사업을 임기 초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집무실에서 정비사업 추진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상황판 설치를 지시해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이라는 목표를 보다 꼼꼼히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서울 단체장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부동산 앞으로’를 외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집값이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집값과 전셋값이 함께 오르는 상황에서는 ‘공급 속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은 72주째 오름세를 이어갔고 전셋값 역시 1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돌이켜보면 재건축과 재개발 정책은 오랫동안 이념에 따라 찬반이 엇갈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청와대 등 여권에서도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급)’의 필요성이 흘러나온다. 부동산 문제만큼은 이념보다 현실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는 듯해서 조금은 다행스럽다.

물론 현황판 하나가 집을 짓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업마다 인허가와 심의, 주민 협의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다만 매일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행정의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대통령 집무실이나 청와대 정책실장실에도 ‘닥공’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현황판을 설치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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