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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마지막 APG 나선 보치아 간판 정호원 “후배 양성 힘쓰고 싶다”… 강선희는 은메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4위를 기록한 정호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4위를 기록한 정호원.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보치아 간판’ 정호원(40·속초시장애인체육회)이 마지막 아시안패러게임을 메달 없이 마무리했다.

정호원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의 다카하시 가즈키에게 1-5로 졌다. 앞서 열린 준결승에선 싱가포르의 알로시어스 간에게 0-4로 끌려가다 4엔드에만 4점을 몰아쳐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갔지만, 끝내 패했다.

정호원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뿐 아니라 이번 대회 경기가 다 잘 안 풀려서 많이 아쉽다”고 했다. 준결승 4엔드 추격에 대해선 “크게 지고 있어서 표적구를 멀리 보내는 전략을 썼는데 맞아떨어졌다”고 돌아봤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4위를 기록한 정호원.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보치아는 중증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스포츠다. 선수들은 가로 6m, 세로 12.5m 크기의 경기장에서 빨간색 공 6개와 파란색 공 6개를 표적구에 던져 승부를 가른다. 각 엔드 종료 시점에서 상대보다 가깝게 던진 공 개수대로 1점씩 얻는다. BC3는 공을 직접 던질 수 없는 중증장애 선수들이 겨루는 등급으로, 선수는 램프(홈통)과 경기 보조자의 도움을 받아 공을 굴린다.

정호원은 중학생 때 체육 교사의 권유로 보치아를 시작해 16세였던 2002년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그해 부산 아시아·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아시아 장애인 종합대회에 일곱 차례 출전했다. 아시안패러게임으로 이름이 바뀐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는 다섯 번 모두 나서 금메달 3개(2014 인천 페어, 2018 인도네시아 개인전, 2022 항저우 페어)를 따냈다. 패럴림픽에선 2008 베이징·2020 도쿄 페어, 2016 리우·2024 파리 개인전 금메달로 한국 보치아의 연속 금메달 행진을 이끌었다.

은메달을 달성한 정호원(왼쪽), 강선희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혼성 복식 BC3등급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런 그에게 이번 대회는 마지막 아시안패러게임이다. 그는 “이제 좀 내려놓고 싶다. 파리 패럴림픽을 다녀오고 1년 쯤 지나서 그런 마음이 커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마지막 대회라 금메달을 따서 좋게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그게 많이 아쉽다”고 했다. 2028 LA 패럴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선 “"아직 모르겠다”면서도 “이제는 후배 양성에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강선희(49·충주시청)는 스포츠등급 BC3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태국의 라다마니 끌라한에게 4엔드 합산 점수 2-4(0-1 1-0 0-3 1-0)로 져 은메달을 땄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보치아 여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은메달을 따낸 강선희.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강선희는 1엔드가 불리한 상황으로 흐르자, 표적구 주변을 자신의 파란 공으로 에워싸며 대량 실점을 막았다. 1점만 내준 강선희는 2엔드에서 자신의 마지막 공을 표적구에 가장 가깝게 붙이는 데 성공하며 1-1 균형을 맞췄다. 문제는 3엔드였다. 접전 끝에 표적구 앞에는 상대 공 2개만 남았고, 상대는 마지막 공까지 편하게 붙이며 3점을 가져갔다.

하지만 4엔드에서 강선희의 표적구는 경기장 밖으로 나갔고, 상대에게 기회가 넘어갔다. 상대가 표적구를 가까운 곳에 보내면서 강선희는 1점을 따라붙는 데 그쳤다.

강선희는 “지금까지 아시안패러게임에선 페어(2인조)로 금메달을 땄었는데 개인전 메달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난 2022 항저우 대회 BC3 페어에서 정호원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보치아 여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은메달을 따낸 강선희.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강선희는 2000년 교통사고로 척수장애를 입었다. 그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보니 사실 제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고 여겼다. 대한민국에서 쓸모없는 사람인 것 같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던 시절 센터에서 만난 보치아가 돌파구가 됐다. 그는 “운동이 제 삶을 긍정적이고 당당하게 변화시켰다”며 새벽기도로 딸을 응원해 온 어머니에게 “값진 은메달을 안겨 드릴 수 있어 빈손은 아니다. 앞으로도 더 자랑스러운 딸이 되겠다”고 말했다.

나고야=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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