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체중 개선해도 취업·결혼 변화는 불분명
다른 연구선 상반된 결과
전문가 "기대 조절해야"
비만·당뇨병 치료제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이 체중과 건강을 개선하더라도 정신건강이나 취업, 결혼 등 삶의 다른 영역까지 좋아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중 감량한 모습을 AI로 추출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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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건강 전문 매체 프리벤션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 로버트 케스트너 교수와 쿠이핑 시만 연구팀은 미국 국립경제연구소(NBER)에 사전 공개된 논문에서 당뇨병 환자의 GLP-1 계열 약물 사용이 정신건강과 고용·혼인 상태의 뚜렷한 변화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의료비 패널조사의 2012~2023년 자료에서 당뇨병이 있는 성인을 분석했다. 같은 사람을 시간에 따라 추적하며 약물 사용 전후의 우울 증상과 심리적 고통, 스스로 평가한 건강 상태, 취업·혼인 상태를 살폈다.
약물을 사용한 지 약 1년이 지난 시점과 2년가량 지난 시점을 각각 분석했지만, 취업이나 실직, 결혼이나 이혼, 정신건강 지표에서 뚜렷한 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GLP-1 계열 약물 사용이 이들 지표와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분석만으로 개인의 자신감이나 관계의 질까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연구선 "정신건강에 긍정적" 결과도
다만 앞선 연구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이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도 있다.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랜싯 정신의학에 실린 스웨덴 연구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당뇨병 환자 약 9만5000명을 분석했다. 연구에서 위고비, 오젬픽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은 우울증 악화 위험 44%, 불안장애 악화 위험 38%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
지난 6월 공개된 또 다른 예비 연구에서는 GLP-1 계열 약물 사용 후 1년 6개월 이상 지난 미혼 여성의 결혼·동거 비율이 29%포인트, 처음에 직장이 없었던 여성의 취업률이 27%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결혼했거나 직장이 있던 여성에게서는 같은 변화를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 대상과 측정한 지표가 서로 다른 만큼 결과를 그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전문가 "정신건강 개선하려면 생활 변화도 필요"
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코스트 메디컬 센터의 체중감량 전문의 미르 알리는 약물로 체중과 건강 상태가 개선되면 환자가 전반적으로 더 나아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체중 외의 원인으로 생긴 부부 관계나 건강 문제까지 약물이 해결해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 뉴욕대 랑곤헬스의 심리학자 테아 갤러거도 약물이 식욕과 체중, 체력이나 자신감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어려운 관계를 저절로 회복하거나 만족스러운 직장과 사회생활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체중이 줄면 행복과 성공, 사랑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 삶에는 다른 요인도 많다"고 짚었다. 더 나은 관계나 정신건강을 원한다면 상담과 대화, 생활의 변화 등이 별도로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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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모든 사람에게 심리적·사회적 변화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집단 평균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개인별 경험은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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