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mm 오차범위 초정밀 금형…초연질 실리콘 자체 제조
럭스쉐어 ICT서 완제품 양산…신제품 라인에만 240명 투입
샥즈 실리콘 공장 CNC Electrode Machining [사진=옥송이기자]
[선전(중국)=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실리콘이라고 다 같진 않다. 용도와 쓰임새에 따라 경도가 다르다. 타이어처럼 단단한 실리콘도 필요하지만, 피부에 닿는 실리콘은 보다 정교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오픈형 이어폰 기업 샥즈가 자체 개발한 실리콘 소재는 ‘마시멜로’와 유사한 수준의 경도를 구현했다. 산업 소재의 단단함을 측정하는 국제 표준 쇼어 경도 척도에 따르면 마시멜로 경도는 10 쇼어00, 샥즈의 ‘울트라 소프트 실리콘 2.0’은 약 13 쇼어00이다. 21일 이 실리콘을 개발하고 생산한 공장을 찾았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핑산의 ‘정향정밀’.
이곳은 샥즈가 실리콘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업계에 따르면 이어폰 기업이 소재 개발부터 생산까지 직접 수행하는 사례는 드물다.
샥즈는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부드러움과 안정성을 갖춘 소재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 CEO 주도로 직접 소재 개발에 뛰어들었다. 시행착오 끝에 샥즈가 기존 실리콘의 한계를 극복하고 초저경도 실리콘 성형 공정에 성공한 것이 ‘울트라 소프트 실리콘 2.0’이다.
샥즈 정향정밀 외관 [사진=옥송이기자]
전날 샥즈 본사에서 진행한 설명회에서 실리콘 소재 개발 과정을 소개한 데빈 샥즈 소재연구원은 “기존 오픈핏 1세대 실리콘 역시 업계에서 가장 부드러운 수준이었지만, 여기서 더 부드러운 소재를 구현해야 했다”며 “그러나 연구를 진행하면서 원하는 수준의 초연질 소재가 업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시 시장에는 샥즈가 원하는 수준의 초연질 소재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샥즈는 기다리는 것과 소재를 만드는 것 중 후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도로 부드러운 실리콘은 낮은 경도에서도 내부 오일이 표면으로 배어 나오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매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소재 문제를 해결한 뒤에는 제조 단계가 또 다른 과제로 남았다. 생산팀과 함께 공장에서 수많은 시간을 보냈고, 약 1년간 5000개 이상의 샘플을 제작한 끝에 양산 가능한 수준까지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샥즈의 실리콘 생산 여정은 이같은 치열한 연구 과정도 있었지만 실제 양산까지 이르는 데는 고온 환경 속 노동집약적 생산 과정공정은 크게 금형 제조부터 세부 가공, 금형 조립, 실리콘 성형 단계로 구성됐다.
샥즈 실리콘 공장, CNC Steel Machining. [사진=옥송이기자]
금형 제조 구역에서는 CNC·방전·와이어컷 장비들이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샥즈에 따르면 현재 금형 제조 공정의 금형 가공 정밀도는 약 0.005mm 수준이다. 샥즈 측은 고정밀 금형과 첨단 생산 설비를 통해 착용감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 양품률 역시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한 세부 가공 구역에서는 금형을 오일 안에 넣은 채 정밀 절삭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가공 과정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일 안에서 세부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제작된 금형은 조립 공정을 거쳐 최종 결합 단계로 넘어갔다.
샥즈 실리콘 제조 공정 [사진=샥즈]
실리콘 성형 공정에서는 녹인 실리콘을 금형에 주입한 뒤 형태를 만들고 경화시키는 작업이 이어졌다. 작업자들은 사출 이후 돌출 부위를 일일이 다듬고 반복 검수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일부 제품에는 내층과 외층 경도를 다르게 설계한 이중 실리콘 구조도 적용됐다. 내층에는 부드러운 실리콘을 적용해 착용감을 높이고, 외층에는 상대적으로 단단한 소재를 적용해 지지력과 내구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공장 내부는 에어컨을 틀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더웠다. 에어컨을 틀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이에 한 관계자는 “에어컨을 안 켠 게 아니라 실리콘 성형 과정에서 기계 자체 열기가 상당한 것”이라며 “일부 장비는 직접 손대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물량은 실리콘 성형 설비 한 대당 평균 약 2000개 수준이다. 종류와 관계없이 하루 전체 생산량은 약 4만~5만개다.
럭스쉐어 ICT 공장 외관 [사진=옥송이기자]
정향정밀이 피부에 직접 닿는 소재 개발과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면 선전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거리인 둥관시에서는 샥즈 이어폰과 충전 케이스 등의 실질적인 양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둥관시는 선전과 함께 중국 대표 제조 거점으로 꼽힌다. 선전에서 기술 개발과 설계가 이뤄지고 인접한 둥관에서 대규모 생산이 진행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다.
이날 둥관의 럭스쉐어 ICT 생산 공장도 방문했다. 럭스쉐어는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생산 파트너로, 샥즈의 OEM 공장이기도 하다. 이날 현장에서는 샥즈 충전 케이스와 출시 준비 중인 오픈형 이어폰 생산라인이 동시에 가동되고 있었다.
충전 케이스 생산라인에서는 자석 삽입과 와이어 연결, 납땜, 라벨 부착 등이 이어졌다. 케이스 내부에는 총 8개의 자석이 들어갔다. 생산라인 하단에는 제조 이력이 담긴 라벨도 부착됐다. 향후 불량 발생 시 어느 생산라인에서 제조됐는지 추적하기 위한 장치다.
럭스쉐어 ICT 내부 [사진=샥즈]
생산 공정은 내부 덮개 조립과 하부 케이스 조립, 최종 합체 단계로 구성된다. 내부 덮개 조립 단계에서는 자력 구조와 충전 핀을 함께 조립해 케이스 개폐와 충전 안정성을 높인다. 이후 하부 케이스 조립 단계에서 배터리와 회로 기판을 장착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스프링과 스프링 판을 넣어 구조 안정성을 확보한다.
자동화 설비가 곳곳에 배치돼 있지만 실제 공정은 작업자 손을 거치는 과정이 적지 않았다. 납땜 자체는 기계가 수행했지만, 작업자가 직접 선 위치를 맞추고 연결 상태를 확인하는 식이다. 이외에 LCD 라이트 고정과 모듈 장착, 상·하판 결합 공정을 거쳐 완제품이 만들어졌다.
샥즈에 따르면 충전 케이스 하나를 완성하는 데는 약 15분이 걸린다. 라인 하나 기준 하루 약 6000개 수준 생산이 가능하다. 전체 기준으로는 하루 약 2만개 물량이 생산된다. 출시 준비 중인 클립형 오픈형 이어폰 생산라인은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었다. 작은 본체 내부에 배터리와 브릿지 배선을 넣어야 하는 구조 특성상 공정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생산라인 하나에만 약 240명이 투입됐다.
현장 관계자는 “클립형 제품 특성상 내부 공간이 작아 배선과 배터리 조립 공정 난도가 높다”며 “라인 하나 기준 하루 약 3000개 유닛, 즉 1500쌍 정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신제품 출시 준비로 총 4개 라인을 동시에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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