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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리사 수 방한…AMD vs 엔비디아 경쟁 구도가 한국에 희소식인 이유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와의 회동,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면담 등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그의 방한 일정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리사 수 방한…AMD vs 엔비디아 경쟁 구도가 한국에 희소식인 이유는

엔비디아 독주의 변수 AMD, AI 반도체 시장 '새 선택지' 기대감

'멀티 벤더' 확산이 바꾸는 판도, 협상력은 수요자에게 이동

GPU 경쟁에서 공급망 경쟁으로…한국의 전략적 가치도 부상

지난 1월 개최된 CES 2026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는 리사 수 AMD CEO. 사진=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정훈 기자] 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의 방한은 단순한 기업 일정 이상의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와의 회동,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면담 등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그의 방한 일정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엔비디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이 한국의 첨단 산업에 어떤 기회를 제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유일한 엔비디아의 대항마

AMD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PC·AI용 고성능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주 속에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된다.

AMD가 선보인 데이터센터용 AI·고성능 컴퓨팅(HPC) 칩 'MI300 시리즈'는 CPU와 GPU를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한 구조를 통해 데이터 이동 병목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였다. 대규모 AI 연산 환경에서 비용 대비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핵심이다. 이는 단순한 연산 성능 경쟁을 넘어 시스템 전체 효율을 개선하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한 AMD는 CPU와 GPU를 동시에 설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구조적 강점을 갖는다. 서버용 CPU 시장에서 축적한 아키텍처 설계 역량과 데이터센터 고객 기반을 AI 반도체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일 제품 경쟁을 넘어 플랫폼 수준에서의 확장 가능성을 의미하며, 기존 인프라와의 호환성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소프트웨어 전략에서도 차별성이 뚜렷하다. AMD는 GPU를 활용한 AI 연산과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는 'ROCm'(Radeon Open Compute) 기반의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하며 특정 플랫폼 종속성을 낮추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는 CUDA 플랫폼을 중심으로 강력한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에 유리한 구조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과 비용 절감을 위해 대안을 모색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CUDA를 중심으로 한 엔비디아의 AI 생태계는 개발자와 기업을 강하게 묶어두며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공급 협상에서 사실상 유리한 위치에 서며 가격 결정력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AMD의 부상은 이러한 구도를 흔들고 있다.

완전한 대체재가 아니더라도 '쓸 수 있는 대안'의 존재는 시장의 성격을 바꾼다. 엔비디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AMD의 가격 정책과 공급 조건은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전략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플랫폼의 개방성은 '멀티 벤더'(공급망 다각화) 전략을 촉진하며 시장 구조 전반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리사 수 CEO의 이번 방한은 변화의 가능성들의 실현을 기대하게 한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는 자연스럽게 AMD와 같은 대안 공급자의 역할을 확대시키고 있다.

AMD Instinct™ MI300X 가속기. 사진 제공= AMD

한국 산업이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이익

AMD의 입장에서 글로벌 플레이어인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한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가진 분야다. GPU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HBM 수요는 증가하고, 이는 곧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AMD와 엔비디아 모두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이들 기업은 대규모 GPU 수요를 창출하는 핵심 플레이어다. 이는 단순한 수요를 넘어, 어떤 반도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멀티 벤더 전략이 확산될 경우, 이들 기업은 특정 공급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비용과 성능을 동시에 최적화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게 된다. 동시에 이들의 선택은 AMD와 엔비디아 간 경쟁 구도에 직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협상력의 중심에 서는 구조를 강화한다.

AMD와 엔비디아의 경쟁 구도는 한국 산업에 구조적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산업 참여를 넘어, 메모리 공급과 AI 수요를 동시에 보유한 구조에서 비롯된다. 경쟁 구도는 비용 부담을 완화시키고 AI 투자 확대를 촉진하며, 한국 기업들은 단순한 부품 공급자를 넘어 기술 협력의 핵심 파트너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다. GPU와 메모리 간 최적화가 중요해질수록 공동 설계와 맞춤형 솔루션 개발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물론, 엔비디아의 압도적 지배력이 단기간에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미 변화의 조건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경쟁이 본격화된 시장에서 선택지는 곧 힘이 된다. 그 선택지의 중심에 한국이 서 있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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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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