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예심 청구 유력·기업가치 3.4조 인정…퓨리오사AI·딥엑스도 국내 상장 검토
리벨리온 아톰 맥스.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올해 3분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예비심사 청구에 나서면서, 한국 증시에 ‘조 단위’ AI 반도체 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준비 중이며, 오는 8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통상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상반기 실적을 증권신고서에 반영해야 하는 만큼, 반기보고서가 마감되는 시점이 사실상 ‘적기’로 꼽힌다.
리벨리온의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특히 기술특례가 아닌 일반 상장 트랙을 검토하고 있어 코스닥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직상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서는 리벨리온이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와 직접 접촉한 점을 근거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열어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 성장세도 상장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 2023년 27억3500만원에서 2024년 103억원, 지난해 270억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최근 프리 IPO를 통해 6400억원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3조4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에는 국민성장펀드(2500억원)를 비롯해 한국산업은행(500억원), 미래에셋그룹(3000억원) 등이 참여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한 기업의 상장을 넘어 정책 환경과 맞물린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정부가 반도체를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정책 자금을 투입하면서,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국내 증시를 우선 선택지로 검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이 해외 상장을 택할 경우 ‘국부 유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리벨리온은 한때 나스닥 상장을 검토했으나 현재는 국내 상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퓨리오사 AI 신경망처리장치(NPU) / 연합뉴스
반면 경쟁사인 퓨리오사AI는 여전히 국내외 상장을 병행 검토 중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부여하는 밸류에이션이 더 높다는 점에서 나스닥 상장 유인도 유효하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기술력이라도 해외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 조달 효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국내 상장 매력도 역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정책 자금 지원과 더불어 증시 활성화 기대가 맞물리면서 국내 투자자 기반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퓨리오사AI는 현재 7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를 추진 중이며, 기업가치는 약 3조원 수준이 거론된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뒤이어 딥엑스도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딥엑스는 내부적으로 국내 증시 상장을 우선 방침으로 정하고 IPO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과거 코스닥과 나스닥을 저울질했으나 최근에는 ‘한국행’으로 무게추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딥엑스는 프리 IPO 단계에서 국민성장펀드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공적 자금과 민간 자금을 합쳐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상장 주관사는 선정하지 않았으며, 투자 유치 완료 이후 주관사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의 잇따른 상장 움직임이 국내 증시 체질 변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바이오 중심이던 대형 IPO 시장이 AI 반도체로 이동하면서, 기술 기반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 패턴도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관건은 밸류에이션과 상장 이후 성과다.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실제 매출 성장과 고객 확보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시장 신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AI 반도체는 단기 테마가 아닌 장기 산업”이라며 “국내 증시가 이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느냐가 향후 판가름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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