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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르포] 통신 3사, 'AI'로 진검승부…막 오른 월드IT쇼 2026 가보니

컴퓨터에 기자가 '최신 스마트워치 트렌드와 추천 모델을 알려달라'고 입력하자, 곧바로 유튜브 리뷰 요약과 네이버 블로그 검색 결과 등과 함께 일목요연한게 정리된 답변이 화면에 나타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르포] 통신 3사, 'AI'로 진검승부…막 오른 월드IT쇼 2026 가보니

SKT·KT·LGU+, 코엑스서 AI 모델·피지컬 AI·대화형 서비스 등 공개

물류 로봇 협업부터 반품 상담·통화 요약까지…일상·산업 접점 확장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2026 월드IT쇼' 전시장 입구. 사진=손예지 기자

23일 서울 코엑스의 한 전시장. 휴머노이드 로봇이 바코드를 스캔하자 대기 중이던 자율주행 로봇이 알아서 창고 정리에 나선다. AI 상담사가 고객의 변덕스러운 반품·교환 요청을 사람처럼 유연하게 처리한다. '인공지능(AI) 기업'으로 탈바꿈한 통신사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SKT·KT·LGU+가 나란히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2026 월드IT쇼(WIS 2026)'에 출격했다. 각 사는 그동안 갈고 닦은 자체 AI 모델과 서비스형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우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초거대 AI부터 물류 로봇까지…SKT, 'AI 풀스택' 역량 선봬

'2026 월드IT쇼' SK텔레콤 부스. 사진=손예지 기자

전시장 정중앙에 자리 잡은 SK텔레콤 부스는 행사장 안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이었다. 'AI의 모든 것'을 주제로 꾸민 부스는 SK텔레콤의 'AI 풀스택' 역량을 한눈에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입구 왼편 'AI 모델' 구역에서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에 진출한 초거대 AI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을 체험할 수 있었다. 컴퓨터에 기자가  '최신 스마트워치 트렌드와 추천 모델을 알려달라'고 입력하자, 곧바로 유튜브 리뷰 요약과 네이버 블로그 검색 결과 등과 함께 일목요연한게 정리된 답변이 화면에 나타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이자 오픈AI의 GPT-4o보다 2배 많은 5190억 파라미터를 구현해 복잡한 추론 등에 특화돼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관람객들이 SK텔레콤 전시장 내 '풀스택 야드' 체험존에서 게임패드로 지게차 로봇을 조종하고 있다. 사진=손예지 기자

이어진 '에이전트 AI' 구역에서는 보다 실생활과 맞닿아 있는 기능들이 소개됐다. '에이닷 전화', '에이닷 노트', '에이닷 오토' 등을 둘러보며 AI가 통화와 업무, 차량 환경에 활용되는 방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그동안 SK텔레콤을 쓰면서도 에이닷이 이렇게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며 "앞으로 다양하게 활용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긴 줄이 늘어선 곳은 피지컬 AI 시연 구역이었다. 특히 게임패드로 지게차 로봇을 직접 조작해 물류를 정리해보는 '풀스택 야드' 체험존은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며 인기를 끌었다. 실수로 공들여서 쌓은 탑이 무너질 때면, 곳곳에서 아쉬움 섞인 탄식이 흘러나오며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알아서 척척"...KT, 로봇 협업 기술 'K RaaS' 시연

'2026 월드IT쇼' KT 부스. 사진=손예지 기자

KT는 '이음'을 주제로 전시관을 꾸리고 사람과 기술, 산업과 AI를 잇겠다는 메시지를 한국적 콘셉트로 풀어냈다. 입구에는 한글 자모를 활용한 구조물을 배치하고, 개량 한복을 입은 안내 직원이 관람객을 맞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KT 부스에서 가장 주목받은 시연은 피지컬 AI 솔루션 'K RaaS(케이 라스)'가 적용된 로봇 협업 장면이었다. K RaaS는 로봇, 시설, 레거시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으로, 제조사에 관계없이 다양한 로봇을 연결·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서는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들이 AI 에이전트를 매개로 하나의 공장에서 협업하는 과정이 차례로 공개됐다. 한 로봇이 물품 바코드를 스캔해 중앙제어시스템인 '엣지 에이전트'로 넘기면, 이동형 로봇이 즉각 물건을 싣고 목표 위치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는 상황판을 통해 로봇의 1인칭 시점뿐 아니라 전체 동선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KT 부스에서 진행된 피지컬 AI 솔루션 'K RaaS(케이 라스)' 시연. 사진=손예지 기자

돌발 상황이 발생하자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시연에서 로봇이 가상으로 설정해 놓은 금지 구역에 진입하자, 즉시 작동을 멈추고 "수동 조작이 필요하다"는 알림이 울렸다. 이후 관리자가 관제탑에서 레이더와 카메라 화면을 연동해 상황을 확인하고, 수동 조작으로 전환해 원격으로 로봇을 무사히 빠져나오게 했다.

KT 관계자는 "레이더를 통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원격 조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이 같은 기술을 통해 기존 환경의 변화는 최소화하면서 지능형 에이전트의 효과는 극대화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으로 관심이 높아진 보안 부문에서는 AI 기반 보이스피싱 대응 기술이 소개됐다. 해당 솔루션은 통화 중 음성 변조 여부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경고하고, 정부와 협업해 확보한 실제 범죄자 음성 데이터를 학습해 유사 패턴을 찾아낸다. 여기에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한 뒤 맥락을 분석, 보이스피싱 위험 여부를 판단해 '음성 인식–패턴 탐지–맥락 분석'으로 이어지는 3단계 대응 구조를 구현했다.

LGU+, 똑똑해진 익시오 프로 기반 '보이스 AI' 기술 공개

'2026 월드IT쇼' LG유플러스 부스. 사진=손예지 기자

올해 처음으로 단독 전시관을 마련한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형 AI' 기술을 선보였다.

부스 안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AI 컨택센터(AICC) 시연 공간이었다. LG유플러스의 AICC는 오픈AI의 GPT와 LG AI연구원의 엑사원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고객센터 등에서 이용자가 자연어로 문의하면, AI가 의도를 파악해 인간의 개입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요청사항을 스스로 수행한다.

현장에서는 고객이 신발 반품을 요청하는 상황이 시연됐다. 이후 상담 도중 고객이 '반품 말고 교환을 하고 싶다'고 요청하자, AI가 즉각적으로 사이즈 확인, 재고 조회, 택배 접수 등 교환과관련된 후속 절차를 이어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기술을 통해 재고 확인 등 기존 상담원이 약 20초가량 걸리던 작업 수행 시간을 8초 이내로 줄였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AI 컨택센터(AICC). 사진=손예지 기자

이와 함께 통화 AI 에이전트 '익시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익시오 프로'도 체험할 수 있었다. 단순히 전화를 기록하는 1세대 익시오와 달리, 대화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한 행동을 먼저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친구와 여행 준비에 대해 통화를 마치면 대화에서 언급된 여행 일정 정리, 준비물 추천, 대화 요약본 등을 자동으로 제시하는 식이다.

보안 기술도 함께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 그대로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는 '동형암호' 기술을 소개하며 통화와 상담 정보를 보다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프레미스형 소버린 AI 등 데이터 보호 전략도 제시하며 서비스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이번 '2026 월드IT쇼'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인공지능이 현실을 움직이다'를 주제로 진행되며, 17개국 460여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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