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임기를 약 8개월 남겨두고 내년 2월 조기 사임하기로 했다.
ECB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라가르드 총재가 내년 2월7일 자로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재무장관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거쳐 지난 2019년 11월 여성 최초로 ECB 수장에 오른 라가르드 총재의 당초 임기는 내년 10월 말까지였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팬데믹과 인플레이션 충격, 에너지 위기 등 전대미문의 악재 속에서도 유로존의 경제 안정과 회복력을 이끌어온 끝에 조기 퇴진을 결정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의장은 성명을 통해 “라가르드 총재의 결정을 존중하며, 재임 기간 보여준 강한 사명감과 단호한 리더십, 유럽 통합 프로젝트에 대한 확고한 의지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ECB의 원활한 지도부 교체를 위해 유럽연합(EU) 기능조약에 따른 후임자 임명 절차를 오늘부터 지체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라가르드 총재의 조기 사임을 두고 내년 4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와 맞물린 정치적 안배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통합에 부정적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선 후보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후임 임명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조기 사임을 택했다는 시각이다.
한편 차기 ECB 총재 후보군으로는 클라스 크놋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와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코스 전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가 거론되고 있다.
실질적인 임명권을 쥐고 있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물밑 논의를 거쳐 조만간 후임 인선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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