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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똘똘한 1채’ 겨눈 이재명표 ‘차등과세’…매물잠김·조세저항은 어쩌나

이재명 대통령의 ‘차등과세’ 구상에 따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바꾸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사람이 같은 값의 여러 채를 가진 사람보다 세금을 덜 내는 역전 현상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똘똘한 1채’ 겨눈 이재명표 ‘차등과세’…매물잠김·조세저항은 어쩌나

한 시민이 26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안내문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차등과세’ 구상에 따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바꾸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사람이 같은 값의 여러 채를 가진 사람보다 세금을 덜 내는 역전 현상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런 방향이 또 다른 차별을 부를 수 있어 주택 처분·이동을 위한 출구도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종부세 개편 시나리오를 놓고 기본공제 규모와 초고가 기준선, 세율 및 과세표준 구간 조정 등에 따른 세수와 납세자 부담 변화를 비교하는 막바지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개편안의 핵심은 공시가격 기준 기본공제선과 ‘초고가 기준선’을 중심으로 납세자를 3개 그룹으로 나누는 것이다. 기본공제 이하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중간 구간은 현 수준 또는 완만한 인상, 초고가 구간은 세율 인상과 과표 세분화를 통해 부담을 높이는 구조다. 초고가 기준선은 시가 30억~50억원 수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단순히 세율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세 기준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현행 종부세는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중과 여부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30억원짜리 1주택 보유자보다 10억원짜리 3주택 보유자가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정부는 과세 기준을 주택 가액으로 전환해 이 같은 형평성 문제를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종부세 중심축이 ‘몇 채를 보유했는가’에서 ‘얼마짜리 자산을 보유했는가’로 이동하면서, 다주택 억제보다 고가 자산 집중에 대한 과세 강화 기조가 뚜렷해진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실수요·거주용은 부담을 낮추고 고가·투기성 자산은 높인다’는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공제 체계 역시 ‘거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1주택자가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장기보유와 연령 기준 중심으로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편안에서는 단순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여부를 반영해 가중치를 두는 등 실수요자 보호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은 보유세 부담은 낮고 거래세 부담은 높은 한국 부동산 세제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보유세만 보면 한국의 실효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편이지만 취득·양도세를 포함한 전체 부동산세 부담은 OECD 최고 수준이다.

민간 연구기관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평균(0.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OECD에 따르면 한국의 부동산 관련 세수는 국내총생산(GDP)의 3.0%로 OECD 평균(1.6%)의 두 배에 가깝다.

문제는 정부가 이번 개편안에서 보유세뿐 아니라 양도세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도 일부 전문가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려면 보유세를 높이면서 양도세를 낮춰선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이런 주장이 반영될 경우 ‘세제 정상화’보다 전체 세 부담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보유세 부담이 커졌는데도 양도세 탓에 집을 처분하기 어려워지면 매물이 잠기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초고가 주택만 겨냥한 핀셋 증세가 또 다른 형평성 문제와 조세저항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취득세나 양도세 부담을 낮춰 주택을 처분하거나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효과를 둘러싼 회의론도 적잖다. 지난해 기준 종부세 고지 인원은 54만명으로 전체 주택 보유자(1597만6000명)의 3.4%에 불과하다. 종부세 대상 중에서도 일부인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매물 확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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