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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딸이 동거남에게 맞아 사망?…체포된 50대 男, 2년 만에 무죄 받은 이유는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50대가 사건 2년 만에 법정에서 혐의를 벗었다.

딸이 동거남에게 맞아 사망?…체포된 50대 男, 2년 만에 무죄 받은 이유는

사망 추정 시간대 이후 피해자 통화 기록 나와

재판부 “목격자인 피해자 치매 모친, 시간 개념 불분명”

법원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50대가 사건 2년 만에 법정에서 혐의를 벗었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형사1부(정영하 부장판사)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사건은 2024년 5월 23일 오후 10시 17분께 A씨와 동거녀 B(50)씨가 사는 전북 정읍시 주택에서 일어났다.

당시 B씨는 알 수 없는 이유로 화장실에 쓰러져 머리를 크게 다쳤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해 약 한 달 만인 그해 6월 18일 뇌부종으로 숨졌다.

얼핏 볼 때 A씨와의 인과 관계가 없는 사건.

이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사건 당시 집 안에 있던 B씨의 어머니인 C씨는 “딸이 방에서 나오면서 ‘A씨가 때렸다’고 말했다”며 “그 직후 딸은 화장실에서 알몸으로 엎드린 채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고 진술했다.

유일한 목격자의 증언에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A씨는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을 분(分) 단위로 재구성해 공소장에 적힌 범행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A씨와 B씨는 그날 오후 11시 9분∼11시 44분 7차례에 걸쳐 통화했는데, 이는 오후 10시 17분께 ‘딸이 쓰러져 말 못 하는 상태가 됐다’는 C씨의 진술을 뒤엎는 것이었다.

게다가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10시 53분께 외출해 이튿날 0시 2분께 귀가했기 때문에 이 통화는 모두 밖에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매일 술을 마시는 B씨가 화장실에 쓰러진 걸 다음 날 아침에 발견했지만, 과음으로 인한 숙취 때문인 줄 알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모친인 C씨는 2022년 상세 불명의 알츠하이머병(치매)을 진단받은 사람으로 시간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며 “C씨의 진술이 신빙성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했다는 점이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쓰러진 피해자를 발견하고도 뒤늦게 119에 신고하는 등 사후 행적에 의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폭행 사실을 판단할 수는 없다”며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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